01

먼저 알아둘 결론

상대방의 부주의를 이용해 고의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면, 바로 그 부주의를 이유로 돌려줄 금액을 줄여 달라고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신탁회사와 은행 사이의 이 사건에서 은행의 감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1] 금융거래 피해자에게 절차상 잘못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반환액이나 배상액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다만 고의와 책임의 귀속이 중요한 전제입니다.

02

어떤 거래 당사자들이 다퉜나요?

자금을 운용한 신탁회사와 은행 사이에서 거래계약의 효력과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이 다퉈졌습니다. 은행은 신탁회사 담당직원이 내부규정을 위반해 자금을 운용한 점 등을 들어 계약의 무효나 상대방의 책임, 반환액 감액을 주장했습니다.[1] 일반 개인의 통상적인 예금 인출 사건과는 다른 사실관계입니다. 그러나 금융회사 직원이 관여한 거래에서 상대방의 부주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살펴볼 의미가 있습니다.

03

내부규정을 어겼다면 상대방의 잘못도 알았다고 볼까요?

대법원은 신탁회사 담당자가 내부규정을 위반해 자금을 운용했다는 사정만으로 은행 직원의 배임적 의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계약이 무효라는 은행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1] 자신의 회사 절차를 어긴 사실과 거래 상대방 직원의 잘못된 의도를 알았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한 가지 잘못으로 다른 법적 요건까지 자동 충족되는 것은 아닙니다.

04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도왔다는 주장은요?

판결은 민사상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지만, 불법행위를 돕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는 전제와 그 의무 위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내부규정을 어긴 자금운용만으로 신탁회사가 은행 직원들과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1] 현행 민법도 공동불법행위와 방조자의 책임을 규정합니다.[2] 단순히 부주의했다는 평가와 다른 사람의 위법행위에 법적으로 가담한 것은 구별됩니다.

05

반환액 감액은 왜 허용되지 않았나요?

대법원은 매수인 측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책임이 귀속된 매도인이, 그 부주의를 들어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책임을 줄여 달라고 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평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1] 이 사건 은행이 돌려줄 금액을 신탁회사 직원의 내부규정 위반을 이유로 감액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일반적인 손해배상 과실상계와 이 사건의 원상회복청구를 구별해야 합니다.

06

금융거래가 잘못됐다면 무엇을 구분하나요?

상대방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해제 후 받은 돈을 돌려달라는 것인지, 직원의 위법행위로 생긴 손해를 배상하라는 것인지 먼저 정리하세요. 현재 민법에도 계약해제 후 원상회복과 과실상계는 별도 조문으로 규정돼 있습니다.[2] 계약서, 지급 내역, 직원의 설명과 연락, 의무 불이행의 경위, 부주의를 이용했다는 자료가 쟁점별로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내 잘못을 주장한다면 어떤 법적 책임을 줄이려는 주장인지 확인하세요.

07

이 판결의 적용 범위

대법원은 은행의 상고를 기각해 이 사건 원상회복액 감액을 배척한 판단을 유지했습니다.[1] 금융회사와의 분쟁에서는 피해자 과실을 언제나 무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고의적인 의무 불이행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와 그 부주의를 이용했는지, 청구의 종류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이 글은 원문이 제시한 법리를 생활금융 관점에서 설명한 것으로, 다른 사기·오송금·투자손실 사건의 배상비율을 정한 안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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