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먼저 알아둘 결론

금융회사가 위험을 줄이기 위한 거래였다고 설명하더라도, 특정 가격으로 시세를 인위적으로 고정하려는 목적이 함께 있었다면 시세조종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다른 목적이 동시에 있는지, 어느 목적이 주된 것인지만으로 시세고정 목적을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1] 이 사건에서는 ELS 조기상환 기준보다 낮은 종가를 만들기 위한 집중 매도에 대해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모든 대량 매도가 범죄라는 뜻은 아닙니다.

02

어떤 ELS였나요?

두 종목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로, 정해진 평가일에 두 종목이 모두 기준가격 이상이면 조기상환되는 구조였습니다. 문제 된 두 번째 조기상환일에 한 종목은 기준을 넉넉히 넘었지만 다른 종목은 9만 6천 원 부근에서 거래됐습니다. 담당자는 여러 ELS의 기초자산을 통합해 헤지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1] 원문에 등장하는 연 24%는 그 과거 상품의 약정수익률이며 현재 상품의 보장수익을 뜻하지 않습니다.

03

어떤 주문이 문제가 됐나요?

담당자는 장중에는 너무 높은 가격의 매도 주문을 내 체결되지 않게 하다가, 마감 직전에는 낮은 가격으로 집중 매도했습니다. 종가 결정 시간대에 예상체결가격이 기준 위로 올라오자 기준보다 낮은 가격으로 대량 주문했고 마지막 몇 초에도 추가 주문했습니다. 결국 종가는 기준보다 100원 낮은 9만 5,900원에 정해져 조기상환이 무산됐습니다.[1] 법원은 주문 전후 가격과 거래량, 주문 방식 및 시점을 구체적으로 살폈습니다.

04

마음을 직접 확인하지 못해도 판단하나요?

대법원은 시세고정 목적을 증권의 성격, 가격·거래량 흐름, 전후 거래상황, 경제적 합리성과 공정성, 시장관여 정도, 지속적인 종가관리 등 간접사실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목적의 인식은 미필적인 인식으로도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1] 단순히 담당자가 위험관리라고 이름 붙였는지보다 실제 거래가 어떤 효과를 예상하고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본다는 의미입니다.

05

헤지할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은 왜 부족했나요?

법원은 상당한 물량을 매도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할 시간을 얻기 위해 조기상환을 미룰 유인, 장중 매도 방식, 마감 직전 집중 주문 등을 함께 보아 인위적 시세고정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1] 위험관리와 시세고정 목적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으므로, 전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후자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06

현재 규정과 투자자의 확인 사항

현행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3항도 시세를 고정하거나 안정시킬 목적의 일련의 매매 등을 금지하며, 법정 요건에 따른 안정조작·시장조성 등의 예외를 별도로 둡니다.[2] 투자자는 상환조건과 평가일 가격, 상환 결과를 보존하고 의심되는 가격 움직임의 시간대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개된 종가만으로 범죄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주문 자료와 목적을 뒷받침하는 사정을 함께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07

이 판결의 적용 범위

대법원은 담당자의 상고를 기각해 형사상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해당 ELS는 이후 세 번째 조기상환일에 조건을 충족해 종료됐지만, 그 사실이 앞선 시세고정행위를 정당화하지는 않았습니다.[1] 이 판결은 투자자별 민사 배상액을 정한 것이 아닙니다. 시세조종의 형사책임과 계약상 상환금·손해배상청구는 구분해야 하며, 이 사건의 과거 거래시간이나 상품 조건을 현재 시장의 공통규칙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함께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