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먼저 알아둘 결론
은행 직원에게서 받은 양도성예금증서가 위조됐다고 해서 은행에 입금한 자금에 관한 권리가 반드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증서 자체의 권리와 그 바탕이 되는 예금계약의 권리를 구분했습니다.[1] 이 사건에서는 은행과 발행조건을 합의하고 자금을 입금하여 담당직원이 확인한 때 예금계약이 성립했다고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가짜 증서만 산 경우까지 같은 결과라는 뜻은 아닙니다.
02
400억원을 입금하고 위조 증서를 받은 사건입니다
고객 회사는 2005년 세 차례에 걸쳐 합계 400억원을 은행 지점에 입금하면서 양도성예금증서 발행을 요청했습니다. 일부는 같은 은행의 다른 지점 계좌에서 자금을 옮겼고, 일부는 만기가 된 기존 예금을 새 증서 발행자금으로 돌리는 방식이었습니다.[1] 지점장은 입금을 확인한 뒤 다른 증서의 발행내역을 유용해 위조한 증서를 교부했습니다. 은행은 정상적인 증서 발행과 원장 기재가 없었다는 점 등을 다퉜습니다.
03
발행 전에도 예금계약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판결은 입금액, 만기일, 이자율과 만기지급액 등 조건에 합의하고 고객이 예금 의사로 돈을 넣어 담당직원이 확인하면 예금계약이 성립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증서는 이미 발생한 예금반환청구권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그 권리의 발생에 증서 발행 자체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1] 따라서 은행은 약정한 증서를 발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직원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사정만으로 이미 성립한 계약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04
지점 간 자금 이동의 방식도 살폈습니다
이 사건 일부 자금은 증서 발행계좌가 아직 열리지 않아 같은 은행의 지점 사이에서 전금 방식으로 이동했습니다. 대법원은 일반적인 계좌이체에 관한 약관 문구를 이 방식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습니다.[1] 담당직원의 입금 확인 뒤 원장을 작성하기 전에 횡령했더라도 예금계약의 성립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모든 송금에서 입금 기록이 불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이 사건의 거래구조를 따져 내린 결론입니다.
05
기존 예금의 만기자금도 같은 관점으로 봤습니다
은행이 기존 예금의 만기금액을 반환할 채무를 지고 있다면 그 돈을 새 예금에 넣기로 합의할 수 있습니다. 직원이 기존 계정에서 미리 돈을 빼돌렸더라도 은행의 반환채무가 소멸하는 등의 사정이 없으면 새 계약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1] 예금은 은행이 돈을 소비하고 같은 금액을 반환하는 소비임치의 성격을 갖기 때문입니다. 현행 민법에도 소비임치 규정이 있습니다.[2]
06
무엇을 증거로 남기면 도움이 되나요?
은행이 제시한 조건표, 입금 영수증, 계좌 이동 내역, 담당직원의 확인, 만기자금 재예치 지시와 교부받은 증서를 함께 보관하세요. 증서에 표시된 금액뿐 아니라 실제 은행에 어떤 방식으로 자금이 들어갔는지가 중요합니다. 비정상적인 발행이나 조회 불일치를 발견하면 담당자 개인 설명에만 의존하지 말고 은행의 공식 확인을 요청하세요. 진품 증서에 기한 청구인지 계약에 기한 반환청구인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07
판결 결과와 적용 한계
대법원은 은행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은행이 약정한 증서를 발행하지 않아 고객이 계약을 해제하고 원상회복으로 입금액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단을 유지했습니다.[1] 고객 측 직원의 내부규정 위반만으로 은행 직원의 횡령 의도를 알았다고 보거나 방조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도 유지됐습니다. 이 판결은 예금자보호 한도나 모든 CD의 보호 대상 여부를 결정한 사례는 아닙니다.
공식 원문
- 대법원 2007다52942 (2009-03-12)
- 민법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일부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