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액
1,066억원
탈세액
46억원
거느린 회사
21개
주범 형량
15년 (징역)

01 · 핵심 요약 · 90초

은행 창구에 돈을 맡겼는데 그 돈이 계좌에 들어가지 않았다. 예금 통장은 있는데 은행 장부에는 없는 상태다.

1983년 명성그룹 사건이 드러났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명성그룹 회장은 1979년 4월부터 은행 직원을 통해 예금을 부정하게 빼내어 기업 확장에 사용했고, 그렇게 21개 기업을 거느린 그룹을 만들었다. 원리금도 상환하지 않은 채 1,066억원을 횡령하고 46억원을 탈세했다는 것이 발표 내용이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수법의 핵심은 예금이 은행 장부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금자는 은행 창구에서 돈을 맡겼고 통장이나 증서를 받았다. 그러나 그 돈이 정식 계좌로 처리되지 않고 다른 곳으로 흘러갔다. 은행 입장에서는 그 예금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고, 예금자 입장에서는 맡긴 돈이 남아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런 거래가 4년 넘게 이어졌다. 그 사이 이 자금으로 기업이 인수되고 사업이 확장돼 21개 회사를 거느린 그룹이 만들어졌다. 1984년 8월 14일 대법원은 회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79억 3,000만원, 은행 직원에게 징역 12년과 추징금을 확정했다. 골프장 허가와 관련해 거액을 받은 전직 교통부 장관도 구속돼 징역 5년과 추징금 8,100여만원이 확정됐다.

왜 지금 중요한가

이 사건은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영동개발진흥 부정보증과 함께 5공 3대 금융부정 사건으로 기록된다. 세 사건 모두 1982년과 1983년 사이에 드러났고, 은행 내부자가 관여했다는 점이 공통된다. 예금이 장부에 기록되지 않는 부외거래는 그 뒤에도 형태를 바꿔 나타났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대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은행에서 위조 국민주택채권으로 1,265회에 걸쳐 111억 8,600만원이 빠졌고, 2009년부터 2022년까지 경남은행에서 3,089억원이 나갔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통장은 있는데 장부에는 없다

예금자가 은행 창구에서 돈을 맡기면 그 돈은 계좌에 기록되고 은행의 부채가 된다. 나중에 찾을 수 있는 근거가 그 기록이다.

이 사건에서는 맡긴 돈이 정식 계좌로 처리되지 않았다. 예금자는 통장이나 증서를 받았지만 은행 장부에는 그 예금이 없었다.

은행 입장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예금이고, 예금자 입장에서는 맡긴 돈이 남아 있어야 하는 상태다.

이 차이가 드러나는 것은 예금자가 돈을 찾으려 할 때다.

예금자는 자기 통장에 적힌 숫자만 볼 수 있다. 그 거래가 은행 시스템에 어떻게 기록됐는지는 밖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4년 넘게 이어졌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런 거래는 1979년 4월부터 시작됐다. 은행 직원과 공모하는 방식이었다.

빼돌린 자금은 기업 확장에 쓰였다. 회사를 인수하고 사업을 벌이면서 21개 기업을 거느린 그룹이 만들어졌다.

정부가 발표한 규모는 횡령 1,066억원, 탈세 46억원이다. 원리금 상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집단이었고, 그 성장의 재원이 어디서 왔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정상적인 대출이라면 여신 한도와 담보, 신용 심사를 거친다. 장부에 없는 자금에는 그 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

1984년 8월 확정됐다

1984년 8월 14일 대법원은 회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79억 3,000만원을 확정했다.

공모한 은행 직원에게는 징역 12년과 추징금이 확정됐다.

골프장 허가와 관련해 거액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전직 교통부 장관도 구속돼 징역 5년과 추징금 8,100여만원이 확정됐다.

그룹은 해체됐다.

세 사건이 잇달았다

이 사건은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영동개발진흥 부정보증과 함께 5공 3대 금융부정 사건으로 불린다.

세 사건 모두 1982년과 1983년 사이에 드러났다. 공통점은 은행 내부자가 관여했다는 점이다.

장영자 사건에서는 조흥은행 간부와의 친교로 350억원이 융자됐고, 영동개발진흥 사건에서는 지점 직원이 부정 보증을 했다.

이 사건에서는 직원이 예금을 정식 처리하지 않았다.

세 사건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금융거래의 실명 확인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본격화됐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예금은 은행 장부에 기록될 때 비로소 은행의 부채가 된다.

01 · 단계

창구에서 받는다

예금자가 돈을 맡기고 통장이나 증서를 받는다. 예금자 입장에서는 이 시점에 예금이 성립한다.

02 · 단계

장부에 넣지 않는다

직원이 그 돈을 정식 계좌로 처리하지 않는다. 은행 장부에는 그 예금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03 · 단계

다른 데로 간다

장부 밖에 있는 자금이 기업 인수나 사업 확장에 쓰인다. 은행의 심사나 여신 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04 · 단계

찾을 때 드러난다

예금자가 돈을 찾으려 하면 은행 기록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그 사이 자금은 이미 다른 곳에 묶여 있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부외거래가 가능한 것은 예금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자기 통장뿐이기 때문이다. 은행 장부에 어떻게 기록됐는지는 밖에서 볼 수 없다. 창구에서 받은 증서가 곧 은행의 채무를 뜻한다고 믿는 것이 정상적인 거래의 전제인데, 그 전제가 내부자에 의해 깨진다.

장부 밖의 자금은 어떤 심사도 거치지 않는다. 정상적인 대출이라면 여신 한도와 담보, 신용 심사가 적용된다. 기록되지 않은 자금에는 그 절차가 없으므로 규모의 제한도 없다.

적발이 늦어지는 것도 이 구조 때문이다. 예금자가 돈을 찾지 않는 동안에는 불일치가 드러나지 않는다. 4년 넘게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이고,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다른 횡령 사건들에서 8년, 13년, 14년이 걸린 것과 같은 이유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국회와 정부

1984년 8월 14일 대법원은 회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79억 3,000만원, 공모한 은행 직원에게 징역 12년과 추징금을 확정했다. 관련 공직자도 구속돼 형이 확정됐다.

감독당국

1982년과 1983년의 연쇄 금융부정 사건 이후 금융실명제 논의가 본격화됐다. 실제 도입은 1993년 8월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이뤄졌다.

남은 과제

예금이 장부에 기록됐는지를 예금자가 직접 확인하는 방법은 지금도 제한적이다. 창구 거래 이후 계좌 내역을 대조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내부자가 관여한 부외거래는 이후에도 형태를 바꿔 반복됐다.

최종 부담예금자·차주·은행 건전성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창구에서 받은 증서와 계좌 기록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01

지금 확인할 것

  • 창구 거래 뒤 인터넷뱅킹이나 앱에서 계좌 내역을 확인한다. 입금액과 잔액이 맞는지 본다.
  • 예금 증서나 통장의 거래 내역과 은행이 발급한 거래명세를 대조한다.
  • 어카운트인포(payinfo.or.kr)에서 본인 명의 계좌를 일괄 조회한다. 모르는 계좌가 있는지 확인한다.
  • 고금리를 제시하며 정식 계좌가 아닌 방식으로 맡기라는 권유는 응하지 않는다.
  • 예금은 1인당 금융회사별로 원금과 이자를 합해 1억원까지 보호된다. 정식으로 기록된 예금이 그 대상이다.
02

일이 생겼을 때

  • 계좌 기록과 실제가 다르면 즉시 해당 은행에 서면으로 확인을 요구하고 금융감독원 1332에 신고한다.
  • 거래 증서와 영수증, 통화 기록을 보관한다. 은행 기록과 다툴 때 근거가 된다.
  • 예금 반환을 거절당하면 그 사유를 서면으로 받는다. 소송으로 다뤄질 수 있다.
  •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이다(민법 제766조).
  • 금융감독원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 e-금융민원센터 fcsc.kr
  • 예금보험공사 1588-0037
  • 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경찰청 112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창구 거래 뒤 계좌 내역을 확인했는가.

  2. 02

    받은 증서와 은행 기록이 일치하는가.

  3. 03

    정식 계좌가 아닌 방식으로 맡기라는 권유를 받았는가.

  4. 04

    제시된 금리가 다른 곳보다 뚜렷하게 높은가.

  5. 05

    본인 명의 계좌를 전부 알고 있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예금은 은행 장부에 기록될 때 은행의 부채가 된다. 예금자가 볼 수 있는 것은 자기 통장뿐이고 장부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밖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4년 넘게 이어진 부외거래로 1,066억원이 빠졌고 그 돈으로 21개 회사가 만들어졌다. 장부 밖의 자금에는 여신 한도도 담보도 심사도 적용되지 않는다. 불일치가 드러나는 것은 예금자가 돈을 찾으려 할 때이고, 그때는 이미 자금이 다른 곳에 묶여 있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명성그룹 부정예금 사건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9.0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