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먼저 알아둘 결론
돈을 잘못 보냈다고 알렸는데, 은행이 ‘받은 사람이 우리 은행에 빚이 있어 그 돈으로 갚았다’고 한다면 확인할 조건이 있습니다. 송금인이 반환을 요청하고 수취인도 착오송금을 인정해 반환에 동의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 없이 은행이 그 돈과 자신의 채권을 상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1]
상계는 서로 주고받을 돈을 대등한 범위에서 없애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은행이 수취인에게 돌려줘야 할 예금과 수취인에게 받을 채권을 맞바꾸는 상황을 말합니다.
02
어떤 일이 있었나요?
회사가 돈을 잘못 송금한 뒤 반환을 요청했습니다. 돈을 받은 사람도 착오송금을 인정하고 반환에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은행은 수취인에 대한 기존 채권을 내세워 돈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송금인의 실수를 이용해 예상하지 못했던 채권회수 이익을 얻는 것은 상계권의 남용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1]
03
뒤의 판결 두 건을 함께 보면 경계가 보입니다
대법원은 2022년 8월 31일 선고한 2021다256481 판결에서는 수취인의 인정이나 반환 동의가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다뤘습니다. 송금인의 주장만으로 은행의 상계를 막을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은행에 빨리 신고했다’는 사실 하나로 반환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3]
또 2022년 7월 14일 선고한 2020다230130 판결에서는 제3자의 압류 때문에 상계가 허용되는 경우에도 그 범위는 압류된 채권액 안으로 제한된다고 보았습니다. 압류가 일부 있다는 이유로 착오송금액 전체를 상계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2]
04
내 상황과 비교할 세 가지
첫째, 반환 요청을 언제 어느 은행에 했는지입니다. 둘째, 수취인이 착오송금을 인정하고 은행에 반환을 승낙했는지입니다. 셋째, 은행의 담보대출이나 다른 채권자의 압류 등 별도 사정이 있는지입니다. 원판결은 은행이 착오를 모른 채 예금을 담보로 대출한 경우 등도 예외로 언급했습니다.[1]
이 글은 은행의 상계가 허용되는 범위를 설명합니다. 수취인에게 돌려달라고 청구하는 문제나 별도의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의 요건은 구분해 확인해야 합니다.
05
잘못 보냈다면 기록부터 남기세요
이체 확인증, 금액·시각·수취계좌, 은행 접수번호, 반환 요청일과 답변을 보관하세요. 상담 과정에서 ‘수취인 동의가 아직 없는 것인지’, ‘압류 때문인지’, ‘은행이 상계를 주장하는 것인지’를 구별해 물어보면 다음 조치를 정하기 쉽습니다.
수취인이 반환에 동의했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 사실이 은행의 처리 과정에서 확인됐는지도 물어보세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수취인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거나 제3자에게 돈을 보내 반환을 대신 처리하게 하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06
돌려받는 절차와 판결의 효과는 다릅니다
판례를 제시한다고 은행이 바로 돈을 이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환 동의, 권리관계, 관련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절차를 이용할지는 보관한 기록과 은행의 구체적인 거절 사유를 바탕으로 검토하세요.
07
판결을 읽을 때
주된 사건은 파기환송 판결이며 환송 후 결과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함께 소개한 2022년 두 판결은 모두 상고기각이며, 동일한 기본 법리가 실제로 적용되는 조건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대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