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보증 규모
9,000억원
대납 부채
2,800억원
1심 형량
4년 (징역)
압수수색
13차례

01 · 핵심 요약 · 90초

계열사를 살리려고 다른 계열사가 보증을 서면 그 결정은 경영판단인가 배임인가. 이 질문에 대법원이 답한 사건이 있다.

검찰은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부실 위장 계열사를 편법 지원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을 기소했다. 적용된 혐의는 지급보증 방식으로 약 9,000억원을 계열사에 불법 지원하고 부채 2,800억원을 갚아준 배임이었다. 수사는 2010년 8월 금융감독원이 비자금 조성 제보를 받아 검찰에 의뢰하면서 시작됐고, 2010년 9월 16일 그룹 본사와 계열 증권사 사무실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검찰은 한화그룹을 13차례 압수수색하고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세 차례 소환했다. 2012년 2월 2일 징역 9년과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2년 8월 16일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대기업 총수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은 1996년 이후 16년 만이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이 재책임 소재가 불분명자가 모든 업무를 단독으로 처리했다고 진술했으나 압수한 서류 분석 결과 상명하복의 보고체계를 거친 점 등에 비추어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경합범 감경에 따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왜 지금 중요한가

대법원은 2013년 9월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미 지급보증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부실 계열사에 다시 지급보증을 제공한 후행 지급보증은 별도의 배임행위가 아니라고 판시했다. 계열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위장 부실계열사에 저가 매도한 사례에 대해서는 배임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감정평가가 관계 법령이 요구하는 요인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다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혐의도 다시 심리하라고 한 부분이 있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1,597억원을 공탁한 점이 참작 사유로 제시됐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제보에서 시작됐다

2010년 8월 금융감독원이 비자금 조성 제보를 받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010년 9월 16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이 그룹 본사와 계열 증권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수사는 13차례 압수수색으로 이어졌고 김 회장은 세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검찰은 2012년 2월 2일 징역 9년과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무엇이 배임으로 구성됐나

혐의의 골자는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부실 위장 계열사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지원 방식은 두 가지였다. 지급보증으로 약 9,000억원을 제공한 것과 부채 2,800억원을 대신 갚아준 것이다.

지급보증은 당장 자금이 나가지 않는다. 보증을 선 회사의 재무제표에는 우발채무로만 기재되고, 주채무자가 갚지 못할 때 실제 부담이 된다.

김 회장은 모든 공소사실의 공모를 부인하고 경영기획실 재무팀장이 단독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1심이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한 지 한 달 만에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벌 총수를 법정에서 구속한 것은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압수한 서류 분석 결과 회사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이 행사되고 상명하복의 보고체계를 거친 점을 근거로 단독 처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7년 수감 당시 면회 온 직원들에게 주식관리 등을 지도한 사실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양형기준의 권고형량 범위를 준수했다고 밝혔다. 재무팀장은 권고형량 범위 최하한이 4년 이상이어서 집행유예가 불가능했다.

항소심에서는 경합범 감경이 적용돼 형량이 3년으로 내려갔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징역 3년 이하일 때 가능하다.

대법원이 나눈 것

대법원은 2013년 9월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두 갈래로 판단이 갈렸다.

첫째, 부실 계열회사에 대한 불법 지원은 경영판단의 원칙으로 보호받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대규모 기업집단 내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다른 계열회사의 일방적 희생 아래 지원을 지시한 경우 배임죄로 처벌된다는 것이다. 피고인 측의 경영판단 원칙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둘째, 이미 지급보증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다시 제공한 후행 지급보증은 별도의 배임행위가 아니라고 봤다. 부동산 저가매도 사건에서는 배임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감정평가를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피해 회복을 위해 1,597억원을 공탁한 점, 개인적 치부를 위한 전형적 범행과 차이가 있는 점이 참작 사유로 제시됐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계열사 지원이 배임이 되는 지점은 지원 자체가 아니라 절차와 대가에 있다.

01 · 단계

부실 계열사가 생긴다

그룹 안에 자체 신용으로는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회사가 남는다. 방치하면 그룹 전체의 신용에 영향을 준다.

02 · 단계

다른 계열사가 보증한다

신용이 있는 계열사가 지급보증을 제공한다. 보증을 선 회사에는 현금 유출이 없고 우발채무만 기재된다.

03 · 단계

위험이 이전된다

주채무자가 갚지 못하면 보증한 회사가 부담한다. 보증의 대가를 받지 않았다면 그 회사는 위험만 떠안는다.

04 · 단계

책임을 묻는다

정당한 절차 없이 일방적 희생을 지시했다면 경영판단의 원칙으로 보호되지 않는다. 손해액은 보증 규모와 실제 부담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계열사 지원이 오랫동안 문제되지 않았던 것은 그룹 전체의 이익이라는 논리 때문이다. 한 계열사가 무너지면 그룹의 신용이 떨어지고 다른 계열사도 영향을 받는다. 이 논리를 받아들이면 지원은 합리적 경영판단이 된다.

대법원이 그은 선은 절차와 희생의 일방성이다. 정당한 절차를 거쳤는지, 지원하는 회사가 대가를 받았는지가 기준이 된다. 이사회 결의와 보증료 수취, 담보 확보 같은 절차가 없으면 그 회사 주주의 이익만 줄어든다.

지급보증이 쓰인 것은 현금이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에는 우발채무로 주석에 기재되고 손익에는 즉시 반영되지 않는다. 주주와 채권자가 위험의 크기를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다른 계열사 지원 사건들에서도 같은 방식이 확인된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감독원은 2010년 8월 비자금 조성 제보를 받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상장회사의 계열사 지급보증은 자본시장법상 주요사항보고 대상이며 사업보고서 주석에 우발채무로 기재된다.

국회와 정부

대법원은 2013년 9월 정당한 절차 없이 다른 계열회사의 일방적 희생 아래 부실 계열회사를 지원하도록 지시하면 경영판단의 원칙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남은 과제

후행 지급보증을 별도의 배임으로 보지 않는다는 판단은 최초 보증 시점의 판단이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최초 보증 당시의 절차 적법성을 사후에 확인할 자료가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개정은 이 문제를 다루려는 후속 입법에 해당한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계열사 지급보증은 재무제표 본문이 아니라 주석에 있다.

01

지금 확인할 것

  • DART(dart.fss.or.kr)에서 사업보고서를 열고 우발채무와 약정사항 주석을 확인한다. 계열사에 제공한 지급보증 내역이 기재된다.
  •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에서 계열사와의 자금 거래와 담보 제공 내역을 확인한다.
  • 타인에 대한 채무보증 결정 공시를 KIND(kind.krx.co.kr)에서 확인한다. 일정 규모 이상이면 주요사항보고 대상이다.
  • 보증의 대가로 보증료를 받았는지, 담보를 확보했는지 주석에서 확인한다.
  • 자기자본 대비 보증 규모의 비율을 계산한다. 비율이 높을수록 우발채무의 영향이 크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이사의 임무해태로 회사에 손해가 생겼다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발행주식 1% 이상, 상장회사는 6개월 이상 보유한 0.01% 이상 주주가 대상이다(상법 제542조의6).
  • 소 제기 전에 회사에 소 제기를 청구하고 30일이 지나도록 회사가 소를 내지 않으면 주주가 직접 제기한다(상법 제403조).
  • 회계장부 열람은 발행주식 3% 이상 주주가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466조). 소액주주 연대로 요건을 채울 수 있다.
  • 공시 위반이나 허위 기재로 손해를 입었다면 자본시장법 제162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공시일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전자공시시스템 DART dart.fss.or.kr
  •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KIND kind.krx.co.kr
  • 금융감독원 1332 / e-금융민원센터 fcsc.kr
  •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1577-2172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보유 종목이 계열사에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2. 02

    보증 규모가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인가.

  3. 03

    보증의 대가로 보증료를 받고 있는가.

  4. 04

    피보증 계열사의 재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가.

  5. 05

    보증 결정이 이사회 결의를 거쳤는지 공시에서 확인했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그룹 전체의 이익이라는 말은 개별 회사의 손해를 설명하지 못한다. 보증을 선 회사의 주주에게는 위험만 남고 대가는 없다. 대법원이 절차와 일방적 희생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이 지점을 본 것이다. 다만 후행 보증을 별도 배임으로 보지 않는다는 판단은 최초 보증 시점의 기록에 판단을 걸었다. 그 시점의 이사회 자료가 남아 있지 않으면 확인할 방법도 함께 사라진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부실 계열사 지원과 배임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1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