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먼저 알아둘 결론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들어간 계좌의 주인이 언제나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물건을 팔고 대금을 받은 사람이 그 돈이 사기로 빼앗긴 돈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모른 데 중대한 과실도 없다면 피해자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1]

02

어떤 일이 있었나요?

피해자는 딸을 사칭한 사람에게 속아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했습니다. 범인은 피해자 계좌에서 중고거래 판매자의 계좌로 돈을 보냈습니다. 판매자는 입금을 확인하고 거래 상대방에게 순금 목걸이를 넘겼습니다.[1]

피해자는 자신과 판매자 사이에는 물건을 사고판 관계가 없다며 돈의 반환을 구했습니다. 하급심은 판매자에게 반환의무가 있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그 판단을 다시 살펴보도록 했습니다.

03

받은 사람의 거래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을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대법원은 사기범이 빼앗은 돈으로 자신의 채무를 갚은 경우, 대금을 받은 채권자의 거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1][2]

여기서 악의는 돈이 사기로 취득됐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말합니다. 중대한 과실은 조금만 주의하면 그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필요한 주의를 현저히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그런 사정이 있었다는 점은 반환을 구하는 피해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1]

04

피해자가 직접 송금하지 않았다면요?

이 사건에서는 범인이 원격으로 이체했지만, 법원은 피해자가 속아서 직접 이체한 경우와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판매자가 사기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고 단정할 자료도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1]

이를 모든 해킹이나 무단이체에 같은 결론이 난다는 뜻으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이 판결은 원격제어 프로그램 설치 경위와 실제 물건 매매가 있었던 사정을 전제로 합니다.

05

피해자라면 무엇을 확인할까요?

돈이 들어간 계좌만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수취인이 어떤 이유로 돈을 받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판매 물품, 거래 상대방, 입금 전후 대화, 이상한 요구가 있었는지 등이 쟁점을 정리하는 자료가 됩니다. 수취인을 곧바로 공범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신고와 금융회사 접수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을 모으는 것이 좋습니다.

06

판매자에게도 기록이 필요합니다

중고거래에서 구매자와 입금 표시가 다르거나 거래 구조가 이례적이면 그 이유를 확인하세요. 거래 게시글, 대화, 입금내역, 물건 인도 사실을 보관하면 정상적인 매매였다는 설명에 도움이 됩니다. 입금 표시만으로 실제 송금 주체가 확인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 안내는 편집상 예방 제안이며 모든 확인 의무를 판결이 일률적으로 정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07

판결의 범위

대법원은 판매자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고, 선택적으로 청구된 손해배상 부분도 함께 돌려보냈습니다. 모든 반환·배상 가능성이 최종적으로 사라졌다고 확정한 판결로 소개하지 않습니다.[1] 단순 착오송금과도 사실관계가 다르므로, 돈을 잘못 보낸 사건 모두에 이 결론을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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