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매입액
2조 7,600억원
지수 하락
20% (8개월간)
동원된 투신사
3곳
투신 수탁액
17조원 (1989년)

01 · 핵심 요약 · 90초

정부가 주식을 사라고 지시했다. 사는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 돈을 맡아 운용하는 회사였다.

1989년 봄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가 850선까지 내려갔다. 8개월 만에 20%가량 하락한 것이다. 정부는 그해 12월 12일 증시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투자신탁회사가 증권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주식을 매입하도록 하고, 은행이 그 매입자금을 무제한 지원하며, 필요하면 한국은행이 대출은행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국가기록원 기록에 따르면 이 대책은 두 갈래로 구성됐다. 하나는 1989년 1월 도입한 수급조절장치로 주식 공급물량을 조정해 공급과잉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자율조정이 어려우면 증권관리위원회가 발행 규모와 시기를 직접 조절하도록 했다. 다른 하나가 투신사의 무제한 매입이다.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의 매수 촉진도 함께 담겼다. 당시 재무부 장관은 투신사가 무제한으로 주식을 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투신사들은 한 달간 2조 7,6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투신업계의 규모는 그 무렵 커져 있었다. 1981년 1조원이던 수탁액은 지방 5개 투신사가 가세한 1989년 17조원이 됐다. 투신사는 정부로부터 과점 체제를 보호받는 대신 금융정책을 뒷받침하는 민간 창구 역할을 함께 맡고 있었다.

왜 지금 중요한가

결과는 자본 잠식이었다. 증시 부양에 참여한 투신사들은 투자 손실 등으로 자본금이 전액 잠식돼 부실회사로 전락했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투신권 구조조정 편에서 확인된 대로, 이 부실은 1999년 대우채 환매 사태 때 3개월에 40조원이 빠져나가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두 대형 투신사에 각각 5조원과 2조 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시장 안정 목적의 기관 매입은 이후에도 논의될 때마다 이 사례가 근거로 인용된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지수가 8개월에 20% 내렸다

1989년 봄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그해 말에는 850선까지 내려갔다.

배경에는 공급 과잉이 있었다. 1985년부터 1989년까지 과도하게 발행된 주식이 가격을 눌렀다.

서울올림픽 전후로 원화가치와 인건비가 함께 오르면서 수출기업 실적도 나빠졌다.

주식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로 들어왔던 자금이 손실을 보기 시작했다.

무제한으로 사라고 했다

1989년 12월 12일 증시안정대책이 발표됐다.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부양책으로 평가된다.

국가기록원 기록에 따르면 내용은 두 갈래다. 첫째는 수급조절장치로 주식 공급물량을 조정하는 것이고, 둘째는 투신사의 매입 확대다.

투신사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은행이 그 자금을 무제한 지원하며, 필요하면 한국은행이 대출은행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했다.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 등 다른 기관투자가의 매수 촉진도 함께 담겼다.

누구의 돈으로 샀나

투신사는 투자자가 맡긴 돈을 운용하는 회사다. 그 자금으로 사는 주식의 손익은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정부가 사라고 지시하고 은행이 자금을 대며 한국은행이 그 은행을 지원하는 구조에서, 매입 판단의 근거는 시장이 아니라 정책이 됐다.

투신사들은 한 달간 2조 7,6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당시 투신업계 수탁액은 17조원이었다. 1981년 1조원에서 지방 5개사가 가세하며 늘어난 규모다.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

매입한 주식의 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손실이 쌓였다.

부양에 동원된 회사들은 투자 손실 등으로 자본금이 전부 잠식됐다. 부실회사로 분류되는 상태가 된 것이다.

투신사는 정부로부터 과점 체제를 보호받는 대신 금융정책을 뒷받침하는 민간 창구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 관계가 이 시점에 비용으로 돌아왔다.

이 부실은 10년 뒤 대우채 환매 사태에서 다시 드러난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투신권 구조조정 편이 그 국면이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시장에 개입할 때 누구의 돈으로 하는지가 그 개입의 성격을 정한다.

01 · 단계

가격이 내린다

공급 과잉과 실적 악화로 주가가 하락한다. 시장에 들어와 있던 자금이 손실을 본다.

02 · 단계

매입을 지시한다

정부가 투신사에 무제한 매입을 지시한다. 매입 판단의 근거가 시장 상황이 아니라 정책이 된다.

03 · 단계

자금이 이어진다

은행이 매입자금을 대고 한국은행이 그 은행을 지원한다. 자금 제약이 사라지면 매입 규모도 제한이 없어진다.

04 · 단계

손실이 남는다

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 그 손실은 매입한 회사와 그 회사에 돈을 맡긴 투자자에게 남는다. 지시한 쪽은 손실을 지지 않는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이 조치가 가능했던 것은 투신사가 정부와 특별한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과점 체제를 보호받는 대신 금융정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함께 맡았다. 보호와 동원이 한 관계의 앞뒤였다.

문제는 손익의 귀속이다. 투신사가 사는 주식의 손익은 그 자금을 맡긴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정책 목적으로 산 주식에서 손실이 나면 그 손실을 지는 쪽은 정책을 결정한 쪽이 아니다.

자금 제약이 사라진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은행이 무제한 지원하고 한국은행이 그 은행을 지원하면 매입 규모에 한계가 없어진다. 시장에서 자금을 구할 때 붙는 제약이 여기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한 달에 2조 7,600억원이 나간 배경이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국회와 정부

1989년 12월 12일 증시안정대책이 발표돼 투신사의 무제한 주식 매입과 은행·한국은행의 자금 지원이 결정됐다. 1989년 1월 도입된 수급조절장치로 주식 발행 규모와 시기를 조절하는 방안도 함께 담겼다.

감독당국

증권관리위원회가 자율조정이 어려운 경우 발행 규모와 시기를 직접 조절하도록 했다. 이후 투신사의 부실은 1999년 이후 공적자금 투입과 업권 재편으로 이어졌다.

남은 과제

정책 목적의 기관 매입에서 발생한 손실을 누가 지는지에 대한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시장 안정 목적의 기관 매입이 논의될 때마다 손실 보전 문제가 쟁점이 됐다. 투신사의 자본 잠식이 확인된 시점과 구조조정이 이뤄진 시점 사이의 공백도 정리되지 않았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펀드에 맡긴 돈이 무엇을 사는지는 운용보고서에서 확인한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가입한 펀드의 운용보고서에서 편입 종목과 비중을 확인한다. 운용사가 정한 전략과 맞는지 본다.
  • 펀드의 투자설명서에서 운용 목적과 벤치마크를 확인한다. 시장 상황과 무관한 매매가 있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dis.kofia.or.kr)에서 운용사와 펀드의 공시를 조회한다.
  • 펀드는 예금이 아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고 예금자보호 대상도 아니다.
  • 운용사가 특정 정책이나 캠페인에 연계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그 구조와 위험을 별도로 확인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운용 내역에 의문이 있으면 자료열람을 요구한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28조).
  • 청약철회권이 적용되는 투자성 상품은 계약서류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철회할 수 있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46조·같은 법 시행령 제37조). 모든 투자성 상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 설명이 부족했다면 위법계약해지권을 검토한다.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계약체결일부터 5년 이내에 행사한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47조).
  •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이다(민법 제766조).
  • 금융감독원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 e-금융민원센터 fcsc.kr
  •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 dis.kofia.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fine.fss.or.kr
  • 한국거래소 data.krx.co.kr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가입한 펀드의 편입 종목을 확인해 봤는가.

  2. 02

    운용 전략과 실제 매매가 맞는가.

  3. 03

    펀드가 예금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는가.

  4. 04

    특정 정책이나 캠페인에 연계된 상품은 아닌가.

  5. 05

    운용보고서를 받아 본 적이 있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시장에 개입할 때 중요한 것은 누구의 돈으로 하는가다. 이 조치에서 주식을 산 것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 돈을 맡아 운용하는 회사였고, 은행과 한국은행이 그 자금을 뒤에서 댔다. 자금 제약이 사라지자 한 달에 2조 7,600억원이 나갔고, 가격이 회복되지 않자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 지시한 쪽은 손실을 지지 않았다. 그 부실이 정리되는 데 10년이 걸렸고 그때 들어간 것이 공적자금이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1989년 12·12 증시안정대책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9.0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