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빌리지도 않은 주식이 시스템에는 빌린 것으로 표시됐다. 그 화면을 본 트레이더는 정상적인 공매도 주문을 냈다.
자본시장법은 소유하거나 차입하지 않은 상장증권의 매도를 금지한다. 이를 무차입 공매도라고 한다. 영국에 있는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은 2018년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차입하지 않은 상장주식 156종목, 401억원어치에 대한 매도 주문을 제출해 이 규정을 위반했다. 결제일인 6월 1일에 20개 종목 139만 주, 6월 4일에 21개 종목 106만 주의 결제 불이행이 발생했다.
원인은 시스템 입력이었다. 차입 담당자는 주식대차시스템 화면에서 온라인 협상 메뉴에 차입 희망 주식 내역을 입력하고 대여기관에 차입을 요청하려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화나 메신저로 협상이 완료된 뒤 그 결과를 수동으로 적는 차입결과 수동입력 메뉴에 잘못 입력했다. 그 결과 차입하지 않은 주식이 자체 시스템의 차입 잔고에 반영됐고, 트레이더는 잔고가 있는 것으로 오인해 공매도 주문을 냈다. 금융위원회는 대여기관이나 차입기관 감독자의 승인 없이도 차입 담당자가 임의로 차입된 것으로 입력할 수 있는 등 내부통제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별도로 2016년 6월 말부터 2년 사이 총 265일에 걸쳐 210개 종목의 공매도 순보유잔고 보고를 누락한 사실도 확인됐다. 종목별 공매도 잔고 비율이 상장주식 총수의 0.01% 이상이고 평가금액이 1억원 이상이면 2영업일 안에 보고해야 하는데 평가금액 산정을 잘못했다.
제재 수위가 심의 과정에서 크게 올랐다.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는 2018년 10월 8일 금융감독원 조사를 토대로 10억원대 과태료를 건의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상향이 필요하다며 의결을 미뤘고, 11월 28일 제21차 정례회의에서 공매도 제한 위반 74억 8,800만원과 순보유잔고 보고 위반 1,680만원을 합해 75억 48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기준 공매도 관련 과태료로는 최대 규모다. 그해 4월 발생한 유령주식 사태 이후 공매도 위반 제재를 강화하라는 여론이 커진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와 연계된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규정이 금지하는 행위가 시스템에서는 정상 주문으로 처리될 수 있다.
차입을 요청한다
공매도를 하려면 먼저 주식을 빌린다. 담당자가 대여기관에 요청하고 협상 결과가 시스템에 기록된다.
→잔고에 반영된다
입력된 내용이 차입 잔고로 표시된다. 이 잔고가 트레이더가 보는 화면의 근거가 된다.
→주문이 나간다
잔고가 있으면 시스템은 정상적인 차입 공매도로 처리한다. 실제로 빌렸는지는 이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결제에서 걸린다
결제일에 넘길 주식이 없으면 불이행이 발생한다. 위반은 이때 드러나고 그 사이 거래는 이미 이뤄져 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무차입 공매도가 주문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은 확인의 근거가 회사 자체 시스템의 잔고였기 때문이다. 실제 차입 여부를 외부에서 대조하는 장치가 없으면 입력된 값이 곧 사실이 된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공매도 재개 편에서 전산시스템 의무화가 이뤄진 배경이 여기에 있다.
내부통제의 문제도 함께 지적됐다. 승인 없이 한 사람이 차입 결과를 입력할 수 있으면 그 입력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실수든 고의든 결과는 같다.
제재 수위가 7.5배로 오른 과정은 따로 볼 부분이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기반한 건의는 10억원대였고 증권선물위원회가 75억원으로 올렸다. 그해 4월 유령주식 사태로 형성된 여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위반에 대한 제재 수준이 그 시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증권선물위원회는 2018년 11월 28일 공매도 제한 위반 74억 8,800만원과 순보유잔고 보고 위반 1,680만원을 합해 75억 4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당시 기준 공매도 관련 최대 규모다.
금융위원회는 차입 공매도를 하려는 투자자가 매도 전에 주식 차입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갖추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요구했다.
무차입 공매도를 주문 단계에서 걸러내는 전산시스템 의무화는 이 사건으로부터 7년 뒤인 2025년 3월 시행됐다. 같은 그룹의 다른 법인이 이후에도 적발되면서 제재 수위가 다시 조정됐다. 위반 시점의 여론에 따라 제재 수준이 달라지는 문제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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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공매도 잔고와 위반 이력은 공개된다. 보유 종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금 확인할 것
-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data.krx.co.kr)에서 종목별 공매도 잔고와 거래 비중을 확인한다.
-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여부를 상장공시시스템 KIND(kind.krx.co.kr)에서 확인한다.
-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공시에서 공매도 위반 제재 이력을 본다.
- 보유 주식을 대여하고 있는지 증권사 계좌에서 확인한다. 대여 중에는 의결권 행사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 신용융자로 매수한 종목의 공매도 잔고를 함께 본다. 주가가 내리면 담보비율이 걸린다.
일이 생겼을 때
- 무차입 공매도가 의심되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1577-2172)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한다. 자본시장법 제435조에 따른 포상금 대상이 될 수 있다.
- 불공정거래로 손해를 입었다면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2년, 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5년 안에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 주식대여를 중단하려면 증권사에 해지를 신청한다. 이미 대여된 주식은 상환 절차를 거쳐 반환된다.
- 증권사가 약관과 다르게 대여를 처리했다면 금융감독원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민원을 제기한다.
어디에 신고하나
-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1577-2172 / data.krx.co.kr
- 금융감독원 1332 / e-금융민원센터 fcsc.kr
-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KIND kind.krx.co.kr
- 금융위원회 www.fsc.go.kr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보유 종목의 공매도 잔고 비중을 확인해 봤는가.
- 02
내 주식이 대여 서비스에 올라가 있지 않은가.
- 03
그 종목에 결제 불이행이나 위반 이력이 있었는가.
- 04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적이 있는가.
- 05
신용으로 산 종목에 공매도가 몰려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규정은 빌리지 않은 주식을 팔지 못하게 하는데, 시스템은 입력된 잔고를 근거로 주문을 처리했다. 실제 차입 여부를 외부에서 대조하는 장치가 없으면 입력값이 곧 사실이 된다. 그래서 위반은 주문이 아니라 결제일에 드러났다. 이 문제를 주문 단계에서 걸러내는 전산시스템 의무화는 7년 뒤에 시행됐다. 제재액이 10억원에서 75억원이 된 과정도 함께 기록될 필요가 있다. 같은 위반의 값이 그 시점의 상황에 따라 달라졌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9.0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