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은행이 보증을 서면 그 어음은 은행의 신용으로 유통된다. 그 보증이 지점 직원과의 합의로 만들어졌다면 신용의 근거가 사라진다.
1983년 10월 영동개발진흥 사건이 드러났다. 조흥은행 중앙지점 직원들과 영동개발진흥이 짜고 어음에 부정 보증을 하는 방식으로 1,019억원을 빼낸 사건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수사에 착수해 영동개발진흥 회장 모자와 조흥은행장 등 29명을 구속했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명성그룹 사건과 함께 5공 3대 금융부정 사건으로 불린다.
은행의 지급보증은 그 어음의 신용을 은행의 신용으로 바꾸는 절차다. 보증이 붙으면 발행회사의 상태와 무관하게 은행이 지급을 책임지므로 시중에서 할인이 쉬워진다. 이 사건에서는 그 보증이 지점 직원과의 합의로 만들어졌다. 정상적인 심사와 결재를 거치지 않은 보증이 어음에 붙었고, 그 어음이 시중에서 유통되면서 자금이 나갔다. 조흥은행은 직전 해에도 큰 손실을 입은 상태였다. 이철희·장영자 사건에서 어음을 할인해 준 은행 가운데 하나였고, 이 사건까지 겹치면서 1985년 기업 상징을 바꿀 만큼 타격을 입었다.
1982년과 1983년에 연이어 드러난 세 사건은 금융실명제 논의가 본격화되는 계기가 됐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대로 1982년 7월 3일 사채 양성화와 관련한 실명거래제 실시 방안이 발표됐으나 시행되지 못했고, 실제 도입은 1993년 8월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이뤄졌다. 지점 단위의 통제 공백이라는 문제는 그 뒤에도 반복됐다. 2000년 한빛은행 관악지점에서 466억원,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3,500억원이 같은 방식으로 나갔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은행의 신용을 빌려 쓰는 절차가 어디서 만들어지는지가 이 사건의 지점이다.
보증을 요청한다
회사가 어음에 은행 보증을 붙여 달라고 요청한다. 보증이 붙으면 그 어음의 신용이 은행 신용이 된다.
→지점에서 처리한다
보증 업무가 지점 단위에서 이뤄진다. 심사와 결재가 같은 곳에 있으면 본점의 확인은 사후에 온다.
→어음이 유통된다
보증이 붙은 어음이 시중에서 할인된다. 할인하는 쪽은 은행을 보고 판단하므로 발행 경위를 확인하지 않는다.
→지급 의무가 남는다
발행회사가 갚지 못하면 은행이 지급한다. 부정한 보증이라도 선의의 소지인에게는 효력이 문제가 된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보증이 통로가 된 것은 그 자체로는 현금이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대출은 자금이 즉시 빠져나가지만 보증은 서류만 나간다. 재무제표에 우발채무로만 기재되므로 규모가 커져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기아그룹 사건에서도 같은 성격의 계열사 보증이 문제가 됐다.
한 지점 안에서 이 일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결재와 실행이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한빛은행 관악지점 사건과 도쿄지점 사건에서도 같은 구조가 확인된다.
손실을 지는 쪽은 은행과 그 주주, 예금자다. 부정한 보증이라도 어음을 선의로 받은 사람에게는 은행이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 부담이 은행의 자산에서 빠지고 건전성이 내려간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1983년 10월 조흥은행 부정보증 사건으로 수사에 착수해 영동개발진흥 회장 모자와 조흥은행장 등 29명을 구속했다.
1982년과 1983년의 연쇄 금융부정 사건은 금융실명제 논의가 본격화되는 계기가 됐다. 1982년 7월 3일 실명거래제 실시 방안이 발표됐으나 시행에는 이르지 못했다.
지점 단위에서 보증과 여신이 실행되는 구조는 이후에도 남았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한빛은행 관악지점과 국민은행 도쿄지점 사건이 같은 유형이다. 부정한 보증이 붙은 어음의 효력과 선의 소지인 보호에 대한 기준도 개별 사건에서 판단된다.
최종 부담예금자·차주·은행 건전성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보증이 붙은 증서라도 그 보증이 정상적으로 나갔는지는 별개다.
지금 확인할 것
- 어음이나 수표에 은행 보증이 붙어 있다면 그 은행에 직접 조회한다. 발행 지점과 보증번호로 확인할 수 있다.
- 거래 상대가 제시한 보증서의 진위를 서면으로 확인받는다. 사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 금융감독원 제재공시(www.fss.or.kr)에서 거래 은행의 금융사고 이력을 본다.
-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portal.kfb.or.kr)에서 자기자본비율과 연체율을 확인한다.
- 어음이나 수표를 받을 때는 발행회사의 재무 상태도 함께 확인한다. 보증이 전부가 아니다.
일이 생겼을 때
- 위조나 부정 보증이 의심되면 즉시 해당 은행과 경찰에 신고한다. 증서 원본과 거래 기록을 보관한다.
- 약속어음 소지인의 발행인에 대한 청구권은 만기일부터 3년, 배서인에 대한 소구권은 원칙적으로 1년이다(어음법 제70조·제77조). 수표 소지인의 발행인·배서인 등에 대한 상환청구권은 제시기간 경과 후 6개월이다(수표법 제51조).
- 은행이 지급을 거절하면 그 사유를 서면으로 받는다. 보증의 효력이 쟁점이 되면 소송으로 다뤄진다.
-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이다(민법 제766조).
- 금융감독원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민원을 제기한다.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 e-금융민원센터 fcsc.kr
- 경찰청 112 / 사이버범죄 신고 ecrm.police.go.kr
-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portal.kfb.or.kr
- 금융감독원 제재공시 www.fss.or.kr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보증서의 진위를 은행에 직접 확인했는가.
- 02
발행 지점과 보증번호가 기재돼 있는가.
- 03
발행회사의 재무 상태를 함께 확인했는가.
- 04
거래 상대가 원본 확인을 피하고 있지 않은가.
- 05
거래 은행에 관련 금융사고 이력이 있는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은행 보증은 어음의 신용을 은행의 신용으로 바꾸는 절차다. 그래서 보증이 붙으면 할인하는 쪽은 발행 경위를 확인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보증은 지점 안에서 만들어졌고 그렇게 1,019억원이 나갔다. 보증은 현금이 즉시 나가지 않으므로 규모가 커져도 눈에 띄지 않는다. 같은 은행이 1년 사이에 두 번 같은 유형으로 당했고, 지점 단위의 통제 공백은 그 뒤로도 반복됐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9.0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