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고발 건수
11건 (2023년 상반기)
관련 부당이득
840억원
신속처리 사건
16건 (2023년 1월까지)
추가 분석 종목
56건

01 · 핵심 요약 · 90초

자기 돈 없이 상장회사를 사는 방법이 있다. 회사를 담보로 빌린 돈으로 회사를 사고, 산 회사가 발행한 사채로 그 돈을 갚는다.

금융감독원은 2022년부터 사모 전환사채(CB)를 이용한 불공정거래에 집중 감시체계를 가동했다. 2023년 1월 기준으로 중대사건 16건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했고 14건을 조사 중이었다. 발행내역 전수 점검과 제보 분석을 통해 56건의 종목을 추가로 발굴해 분석했다. 같은 해 1월 금융감독원은 조사·공시·회계·검사 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사모 전환사채 합동대응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금융감독원이 2023년 초부터 6월 말까지 조사한 결과 사모 전환사채 관련 불공정거래로 형사고발 대상이 된 건은 11건, 관련 부당이득은 84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표적 수법은 전환사채를 인수한 뒤 시세조종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주가를 올리고,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발행회사가 사채를 되사들인 뒤 최대주주나 제3자에게 낮은 가격으로 재매각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여러 상장회사가 연계된 불공정거래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수법이 다양해졌다.

왜 지금 중요한가

금융위원회는 2020년 10월 상장회사가 전환사채를 발행할 때 납입기일 1주 전 사전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콜옵션이 붙은 전환사채는 행사자 세부내역을 공시하고 행사한도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전환가액 조정, 이른바 리픽싱 제도의 개선은 중장기 검토 과제로 남겨졌다. 같은 대책의 초안에 포함됐던 의무공개매수 제도는 발표 직전에 빠졌다. 제3자가 상장회사를 인수할 때 소액주주 지분도 일정 비율 함께 사도록 하는 제도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자금은 어디서 오는가

무자본 인수합병은 인수자가 자기 자금 없이 상장회사 경영권을 사는 방식을 가리킨다.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으로 기존 주주에게서 주식과 경영권을 사는 것이 출발점이다.

인수 후에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조달한 자금을 비상장회사에 투자한 뒤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가 외부감사에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법인을 선별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사모 전환사채를 빈번히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경우, 최대주주의 실체가 투자조합 등으로 불분명한 경우,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경우다.

전환사채가 쓰이는 이유

전환사채는 발행 시점에는 사채이고, 정해진 조건에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증권이다. 발행할 때는 주식 수가 늘지 않으므로 기존 주주의 지분이 즉시 희석되지 않는다.

전환가액 조정 조항이 붙으면 주가가 내려갈 때 전환가액도 함께 내려간다.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사모로 발행하면 인수자를 특정할 수 있다. 누가 얼마에 인수했는지가 공모처럼 넓게 공시되지 않는다.

적발된 수법들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대표 수법은 전환사채 인수 뒤 시세조종과 허위사실 유포로 주가를 올리고 주식으로 전환해 처분하는 것이다.

발행회사가 자기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되사들인 뒤 최대주주나 제3자에게 낮은 가격으로 다시 파는 방식도 확인됐다. 회사 자금으로 회수한 사채가 특정인의 저가 매수 기회가 된다.

불공정거래 전력자가 투자조합을 통해 여러 상장회사를 인수한 사례도 조사 대상이 됐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로 자금을 조달한 뒤, 허위사실 유포와 시세조종으로 주가를 올려 보유 주식을 처분한 방식이다.

지금 어디까지 왔나

한국거래소는 부정거래가 의심되는 무자본 인수합병 사안을 심리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법인 가운데 횡령·배임과 불성실공시 법인을 선별해 전환사채 관련 사안을 점검했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1월 조사·공시·회계·검사 부문 합동대응반을 꾸렸다. 불공정거래와 함께 공시 위반, 불건전 영업행위를 함께 다루는 구조다.

전환가액 조정 제도의 개선은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발행 자금의 출처를 확인하는 절차와 지분 분산을 통한 규제 회피에 대한 대응도 과제로 남았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전환사채가 문제가 되는 지점은 사채와 주식 사이에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01 · 단계

빌린 돈으로 산다

인수자가 사채업자 등에게 빌린 자금으로 상장회사 주식과 경영권을 취득한다. 인수 대상 회사 주식이 담보가 되기도 한다.

02 · 단계

회사가 사채를 낸다

인수한 회사가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발행 시점에는 주식 수가 늘지 않아 지분 희석이 드러나지 않는다.

03 · 단계

주가를 올린다

신사업 진출이나 대규모 계약 같은 정보가 나온다. 주가가 오르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 얻을 수 있는 차익이 커진다.

04 · 단계

전환하고 판다

주식으로 전환해 시장에서 처분한다. 이 시점에 주식 수가 늘고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된다. 자금이 유용된 경우 회사에는 자산이 남지 않는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사모 전환사채는 조달 수단으로서 정당한 기능이 있다. 신용등급이 낮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이 주식 전환권을 붙여 낮은 금리로 자금을 구하는 방식이다. 규제가 어려운 이유는 정상적 사용과 악용이 같은 형식을 쓰기 때문이다.

정보의 시차가 이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 발행 결정과 납입 사이, 납입과 전환 사이, 전환과 처분 사이에 각각 간격이 있다. 사전공시 의무가 없던 때에는 일반 주주가 발행 사실을 아는 시점이 인수자가 조건을 확정한 뒤였다.

전환가액 조정 조항은 투자자 보호 장치로 도입됐다. 주가가 내려가도 사채권자가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조항은 주가를 내렸다가 올리는 방식으로 이익을 키우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같은 장치가 방향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감독원은 2023년 1월 조사·공시·회계·검사 부문이 참여하는 사모 전환사채 합동대응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발행내역 전수 점검과 이상징후 분석으로 종목을 선별하고 중대사건은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한다.

국회와 정부

금융위원회는 2020년 10월 전환사채 납입기일 1주 전 사전공시 의무화, 콜옵션 행사자 세부내역 공시와 행사한도 규제 강화를 발표했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징금 도입도 함께 담았다.

남은 과제

전환가액 조정 제도의 개선은 중장기 검토 과제로 남아 있다. 대책 초안에 있던 의무공개매수 제도는 발표 직전 철회됐다. 인수 자금의 출처를 확인하는 절차와 지분 쪼개기를 통한 공시의무 회피에 대한 대응도 마련되지 않았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전환사채 발행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확인할 것은 누가 인수했고 자금이 어디로 갔는가다.

01

지금 확인할 것

  • 보유 종목의 전환사채 발행 공시를 DART(dart.fss.or.kr)에서 확인한다. 주요사항보고서에 인수인, 전환가액, 전환가액 조정 조건, 자금 사용 목적이 적혀 있다.
  •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함께 본다. 최근 3년간 최대주주가 여러 번 바뀌었는지, 최대주주가 투자조합인지 확인한다.
  • 조달한 자금의 사용 내역은 사업보고서의 자금사용 실적 항목에서 확인한다. 공시한 목적과 실제 사용처가 다르면 정정 사유가 남는다.
  • 콜옵션이 붙은 전환사채는 누가 행사했는지 공시된다.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행사했는지 확인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1577-2172)나 금융감독원에 제보한다. 자본시장법 제435조에 따른 포상금 대상이 될 수 있다.
  • 회사가 공시를 정정하거나 감사의견이 바뀌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될 수 있다. 거래정지 가능성을 전제로 보유 계획을 점검한다.
  •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자본시장법 제162조와 제170조의 청구기간을 확인한다.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공시일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
  • 회사에 대한 회계장부 열람은 발행주식 3% 이상 주주가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466조). 소액주주 연대로 요건을 채우는 방법이 있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 불공정거래 신고 www.fss.or.kr
  •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1577-2172
  • 전자공시시스템 DART dart.fss.or.kr
  •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KIND kind.krx.co.kr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최대주주가 최근 3년 안에 여러 번 바뀌지 않았는가.

  2. 02

    최대주주가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투자조합은 아닌가.

  3. 03

    본업과 무관한 신사업 진출 공시가 반복되고 있지 않은가.

  4. 04

    사모 전환사채 발행이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있지 않았는가.

  5. 05

    조달한 자금의 실제 사용처를 사업보고서에서 확인했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무자본 인수합병에서 회사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인수자가 회수하는 것은 사업의 이익이 아니라 발행과 전환 사이의 가격 차이다. 그 차이가 커질수록 회사에서 빠져나가는 자금도 커진다. 사전공시와 콜옵션 공시는 시차를 줄였지만, 전환가액 조정 조항은 그대로 남았다. 규제가 발행 절차에 붙는 동안 수법은 인수 구조로 옮겨간다. 다음에 확인해야 할 것은 사채가 아니라 인수 자금의 출처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사모 전환사채 악용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1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