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신약 개발에 쓴 돈을 자산으로 적으면 이익이 남고, 비용으로 적으면 손실이 난다. 같은 지출을 어느 쪽으로 적을지가 회사의 선택이던 시기가 있었다.
국제회계기준은 개발단계에서 쓴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려면 여섯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도록 정한다. 요건 가운데 무형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을 언제 인정할지에 대해 견해가 갈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18년 9월 19일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을 마련해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했다.
지침은 약품 유형별로 개발단계의 특성과 최종 판매 승인까지 이어질 객관적 확률통계를 감안해 자산화가 가능해지는 단계를 설정했다. 개발 단계는 후보물질 발굴, 전임상시험, 임상 1상, 2상, 3상, 정부 승인 신청으로 구분된다. 기준보다 앞선 단계에서 자산으로 인식한 경우에는 감리 과정에서 회사의 주장과 논거를 더 면밀히 검토하도록 했다. 금융감독원은 22개사를 감리했다. 기업들이 개발 성공 가능성이나 기술이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자산화 가능 단계 전에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했으나, 객관적 입증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회사는 조건부 판매허가 신청이 가능하다고 임의로 판단해 임상 1상 개시 후 지출액을 자산화했다.
지침에 따라 재무제표를 다시 쓰면 자산으로 반영했던 연구개발비가 비용이 되고 영업손실이 늘어난다. 코스닥은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이 요건이 면제되고 유가증권시장에는 요건이 없으므로, 일반 상장요건으로 코스닥에 들어온 기업이 영향을 받았다.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상장유지 부담을 일정 기간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2018회계연도 재무제표가 공시되면 제약·바이오 외 다른 업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같은 지출을 자산으로 적느냐 비용으로 적느냐에 따라 재무제표가 달라진다.
연구개발비를 쓴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까지 지출이 발생한다. 성공 여부는 정부 승인 시점까지 확정되지 않는다.
→자산으로 인식한다
기술적 실현가능성 등 여섯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하면 무형자산으로 올린다. 그해 비용이 줄어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손상 여부를 평가한다
개발이 중단되거나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면 손상차손 인식 대상이 된다. 판단 시점이 늦어지면 손실이 뒤로 밀린다.
→다시 쓰면 손실이 는다
지침에 따라 자산을 비용으로 되돌리면 과거 영업이익이 손실로 바뀐다. 코스닥에서는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된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회계기준이 원칙만 정하고 판단을 기업에 맡기면 산업 특성에 맞는 처리가 가능해진다. 다만 판단의 결과가 이익에 직접 반영되는 항목에서는 유인이 한쪽으로 작용한다. 자산화하면 이익이 늘고 상장유지 요건에도 유리하다.
제약·바이오에서 이 문제가 두드러진 것은 개발 기간이 길고 성공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지출은 매년 발생하는데 수익은 승인 이후에야 생긴다. 모두 비용으로 처리하면 장기간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코스닥 일반 상장기업은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놓인다.
감리가 사전예고만으로 효과를 낸 것은 회계처리의 성격 때문이다. 이미 자산으로 올린 금액을 되돌리면 과거 재무제표까지 바뀐다. 예고 시점부터 자본화율이 낮아진 것은 기업들이 재작성 부담을 피해 처리 방식을 먼저 조정했다는 뜻이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18년 9월 19일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을 마련해 자산화 가능 단계를 표준화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자진 수정을 유도하기 위해 감리 결과를 경고와 시정요구로 처리했다.
정부는 지침으로 인해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코스닥 상장기업의 상장유지 부담을 일정 기간 완화하기로 했다. 연구개발비 수정으로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기업 중 재무와 기술평가등급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가 대상이 됐다.
자산화 단계는 표준화됐지만 손상평가 시점의 판단은 여전히 기업과 감사인의 몫이다. 개발 중단 사실을 언제 인식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다른 업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에 대한 재점검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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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바이오 기업의 재무제표에서 먼저 볼 항목이 정해져 있다.
지금 확인할 것
- DART(dart.fss.or.kr)에서 사업보고서의 무형자산 항목을 열고 개발비 잔액을 확인한다.
- 주석에서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한 단계를 확인한다. 임상 몇 상부터 자산화했는지 기재된다.
- 손상차손 인식 내역을 확인한다. 개발이 중단된 파이프라인의 개발비가 그대로 남아 있는지 본다.
-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여부를 확인한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아니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된다.
- 감사보고서 정정 이력이 있는지 확인한다. 연구개발비 수정으로 정정한 사례가 남는다.
일이 생겼을 때
- 재무제표가 정정되면 정정 전후의 영업손익 차이를 비교한다. 정정 공시는 DART에서 확인된다.
-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지정 사유와 해제 요건을 KIND(kind.krx.co.kr)에서 확인한다.
- 회계처리 위반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자본시장법 제162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공시일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
- 회계부정이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회계부정 신고센터에 제보한다.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 www.fss.or.kr
- 전자공시시스템 DART dart.fss.or.kr
-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KIND kind.krx.co.kr
- 금융위원회 www.fsc.go.kr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이 회사의 개발비 자산 잔액이 매출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가.
- 02
자산화를 시작한 임상 단계가 어디인지 주석에서 확인했는가.
- 03
중단된 파이프라인의 개발비가 아직 자산으로 남아 있지 않은가.
- 04
연속 영업손실 연수가 몇 년인지 확인했는가.
- 05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이력이 있는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회계는 사실을 기록하는 절차이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를 정하는 판단도 포함한다. 임상 1상 단계의 지출이 자산인지 비용인지는 그 신약이 승인될지에 달려 있고, 그것은 그 시점에 알 수 없다. 지침이 단계를 표준화한 것은 판단을 없앤 것이 아니라 판단의 출발선을 맞춘 것이다. 사전예고만으로 자본화율이 낮아진 사실은 그 출발선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1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