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정부가 공기업 주식을 국민에게 나눠 팔았다. 처음 사는 사람들이 대규모로 시장에 들어온 첫 사건이다.
국민주는 정부가 공기업 주식을 소득 중위계층 이하 국민에게 우선 배정해 파는 제도다. 1987년 12월 대통령 당선 직후 국민주 개발·보급 계획이 발표됐고, 1988년 4월 포항종합제철이 국민주 1호로 상장됐다. 이듬해인 1989년 8월에는 한국전력이 2호로 상장됐다. 자본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국영기업의 성과를 국민과 나눈다는 것이 취지였다.
포항제철은 330만 명에게 1인당 7주씩 배정됐다. 공급가는 1주 1만 5,000원이었고 상장 직후 2만 5,000원까지 올랐다. 이 시기 시장 전체가 팽창했다. 주식 거래 인구는 1985년 77만 명에서 1989년 1,901만 명으로 늘었다. 전체 인구의 45%에 가까운 수치다. 주식 거래대금은 1985년 7조원에서 1989년 86조원으로 4년 동안 열두 배가 됐다. 상장회사 수는 1985년 342개에서 1988년 500개를 넘었고, 유상증자 금액은 같은 기간 2,590억원에서 6조 7,210억원으로 26배 늘었다. 1989년 유상증자 대금은 11조 1,245억원으로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융자 서비스를 내놓아 현금의 두세 배까지 주식을 사도록 했다.
결과는 시점에 따라 갈렸다. 상장 직후 판 사람은 차익을 남겼으나 계속 보유한 투자자는 5년 넘게 기다려야 했다. 1989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침체되고 정부의 통화 긴축이 겹치면서 주가는 1992년까지 하락을 이어갔다. 저점 기준으로 전고점 대비 54% 내렸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12·12 증시부양조치가 그 하락 국면에서 나온 대응이다. 처음 주식을 사는 사람이 대규모로 들어온 뒤 하락이 이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가 이때 확인됐고, 같은 구조가 이후에도 반복됐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처음 주식을 사는 사람이 대규모로 들어오면 시장의 성격도 달라진다.
우선 배정한다
정부가 공기업 주식을 특정 계층에 우선 배정해 판다. 공모가가 시장 가격보다 낮게 정해지면 배정받는 것 자체가 이익이 된다.
→새 자금이 들어온다
그전까지 주식과 거리가 있던 사람들이 시장에 들어온다. 거래 인구와 거래대금이 함께 늘어난다.
→공급이 따라온다
자금이 몰리면 기업이 공모와 증자로 그 자금을 흡수한다. 발행 물량이 빠르게 늘어난다.
→수요가 멈춘다
경기가 나빠지거나 긴축이 오면 새 자금이 끊긴다. 이미 늘어난 공급이 가격을 누르고 늦게 들어온 쪽이 손실을 진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국민주가 시장의 성격을 바꾼 것은 참여자의 구성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4년 만에 거래 인구가 스물네 배가 됐다.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주식은 배정받아 이익을 보는 것이었지, 위험을 판단해 사는 것이 아니었다.
공급이 따라오는 구조도 함께 봐야 한다. 자금이 몰리면 기업이 그 자금을 흡수한다. 1985년부터 1989년까지 유상증자가 26배 늘었고, 그 물량이 나중에 가격을 누르는 요인이 됐다.
결과가 시점에 따라 갈렸다는 점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상장 직후 판 사람과 계속 보유한 사람의 결과가 크게 달랐다. 공모가가 낮게 정해지면 배정 자체가 이익이 되지만 그 이익은 파는 시점에 실현된다. 국민에게 나눈 것은 주식이었고, 그 뒤의 위험도 함께 나눠졌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1987년 12월 국민주 개발·보급 계획이 발표돼 1988년 4월 포항종합제철, 1989년 8월 한국전력이 국민주로 상장됐다. 소득 중위계층 이하 국민을 대상으로 우선 배정하는 방식이다.
1989년 1월 수급조절장치가 도입돼 주식 공급물량을 조정하고 증권관리위원회가 발행 규모와 시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그해 12월에는 증시안정대책이 발표됐다.
공모가를 낮게 정해 배정하는 방식이 참여자에게 위험을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한 기준은 이때 마련되지 않았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공모주 균등배정 제도에서 같은 문제가 다시 다뤄졌다. 하락 국면에서 새로 들어온 참여자를 보호하는 방법도 정리되지 않았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공모주는 배정받는 것과 이익을 내는 것이 다른 문제다.
지금 확인할 것
- 공모주 청약 전에 증권신고서에서 공모가 산정 근거와 비교기업을 확인한다. DART(dart.fss.or.kr)에서 볼 수 있다.
-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의 비율을 확인한다. 보호예수가 풀리는 시점도 함께 본다.
- 청약 증거금과 배정 방식을 확인한다. 균등배정과 비례배정의 비율이 회사마다 다르다.
- 상장일 가격제한폭을 확인한다. 첫날 변동폭이 크면 매도 시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린다.
- 빌린 돈으로 청약하거나 매수하지 않는다. 하락하면 상환 부담이 그대로 남는다.
일이 생겼을 때
- 공모주를 배정받으면 매도 계획을 미리 정한다. 상장 직후와 보유 지속의 결과가 크게 다를 수 있다.
- 증권신고서에 거짓 기재가 있으면 자본시장법 제125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신고서 효력발생일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
- 신용융자를 쓰고 있다면 담보비율과 반대매매 기준을 확인한다. 주가가 내리면 강제로 처분된다.
- 설명이 부족했다면 위법계약해지권을 검토한다. 위반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계약체결일부터 5년 이내에 행사한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47조).
- 금융감독원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 e-금융민원센터 fcsc.kr
- 전자공시시스템 DART dart.fss.or.kr
-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KIND kind.krx.co.kr
- 금융투자협회 www.kofia.or.kr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공모가 산정 근거를 확인해 봤는가.
- 02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이 얼마인가.
- 03
매도 시점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 04
빌린 돈으로 청약하거나 매수하고 있지 않은가.
- 05
배정받는 것과 이익을 내는 것을 구분하고 있는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국민주는 공기업의 성과를 국민과 나눈다는 취지에서 나왔고 4년 만에 거래 인구를 스물네 배로 늘렸다.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주식은 배정받아 이익을 보는 것이었지 위험을 판단해 사는 것이 아니었다. 자금이 몰리자 공급이 따라왔고 유상증자가 26배로 늘었다. 수요가 멈추자 그 물량이 가격을 눌렀다. 상장 직후 판 사람과 계속 보유한 사람의 결과가 갈렸고, 후자는 5년을 기다렸다. 나눈 것은 주식이었고 위험도 함께 나눠졌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9.0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