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중단 펀드
26개
회사 발표 규모
1,817억원
개인 자금
약 1,300억원
결정까지
3일

01 · 핵심 요약 · 90초

펀드가 담은 자산에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그 펀드에 돈을 빌려준 증권사들이 한꺼번에 회수하기로 한 것이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유망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2020년 1월 26개 펀드에 대해 차례로 환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계기는 이 운용사의 펀드에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자금을 대준 증권사들이 한꺼번에 회수에 나선 것이다. 총수익스와프는 증권사가 펀드에 자금을 빌려주고 그 자산에서 나오는 손익을 주고받는 계약으로, 펀드가 자기 자본보다 큰 규모로 투자할 수 있게 한다.

얼마나 큰 사건인가

규모는 발표 주체에 따라 다르게 집계됐다. 운용사는 총수익스와프 계약이 걸린 펀드 20개의 설정 총액이 1,817억원이라고 밝혔고, 그중 개인투자자 자금이 약 1,3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언론은 전체 26개 펀드 기준 환매 대상을 2,300억원 규모로 보도했으며, 이 가운데 회사 자금과 임직원 투자분 479억원을 빼면 개인 투자액과 증권사 대출 규모가 1,817억원 수준이 된다고 전했다. 첫 결정은 만기가 도래한 567억원 규모의 개방형 펀드에 대한 환매 연기였다. 중요한 점은 원인이다. 운용사는 환매중단 펀드의 편입 자산에서 발생한 부실이 아직 없다고 밝혔고, 언론도 부실운용에서 촉발된 환매가 아니라 증권사의 갑작스러운 자금 회수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파악했다.

왜 지금 중요한가

이 사건은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의 직접적인 여파다. 라임 펀드 실사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 부서들이 위험을 회피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 증권사가 전량 회수를 결정하자 다른 증권사도 경쟁적으로 나섰다. 당시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활용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19곳으로, 같은 위험에 노출된 상태였다. 알펜루트는 2019년 10월 라임 사태 이후 넉 달 동안 1,400억원 규모의 환매 요청을 소화한 뒤였다. 환매중단 펀드의 자산 회수와 배분은 그 뒤로도 이어졌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8

빌린 돈으로 키운 펀드였다

총수익스와프는 증권사가 펀드에 자금을 대주고 그 자산에서 나오는 손익을 주고받는 계약이다. 펀드는 자기 자본보다 큰 규모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의 프라임브로커서비스 부서가 이 계약을 담당한다. 사모 헤지펀드 시장이 커지자 증권사들이 앞다퉈 설치한 조직이다.

알펜루트는 비상장기업 주식에 주로 투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마켓컬리 등이 포트폴리오에 있었고 운용자산은 1조원 규모였다.

비상장주식은 팔려면 시간이 걸린다. 빌린 돈을 갑자기 갚아야 하면 이 자산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당시 이 운용사의 운용자산은 1조원 규모였다. 환매를 연기한 펀드는 총자산 대비 19.5% 수준이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라임의 불이 옮겨붙었다

2019년 10월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이 시작됐다. 알펜루트는 그 뒤 넉 달 동안 1,400억원 규모의 환매 요청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라임과는 다른 운용 전략을 쓴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시장 불안이 한때 잦아들었다.

그러나 라임 펀드 실사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졌다.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 부서들이 위험을 극도로 회피하는 결정을 내렸다.

펀드오브펀드 방식이 라임의 모자펀드 구조와 비슷하다는 오해도 작용했다. 비유동성 자산을 주력으로 하면서 총수익스와프로 레버리지를 쓰는 점, 초기 투자 종목이 라임과 겹치는 점이 불신을 키웠다.

사모 헤지펀드 시장이 커지자 증권사들은 운용사를 상대로 수익을 내기 위해 이 부서를 앞다퉈 설치했다. 수수료를 늘리려는 증권사와 레버리지를 키우려는 운용사의 이해가 맞물린 구조였다.

사흘 만에 결정됐다

한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 본부가 알펜루트 펀드에 대한 총수익스와프 대출을 전량 거둬들이기로 했다.

그러자 다른 증권사도 경쟁적으로 회수에 나섰다. 설 연휴 직전 사흘 만에 벌어진 일이다.

운용사는 대규모 일괄 환매 청구에 기계적으로 응하면 수익자 간 형평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환매 연기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첫 결정은 만기가 도래한 567억원 규모 개방형 펀드의 환매 연기였다. 이후 26개 펀드가 차례로 중단됐다.

부실 없는 환매중단

운용사는 환매중단 펀드의 편입 자산에서 발생한 부실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언론도 부실운용이 아니라 유동성 문제로 파악했다.

이 사건이 보여준 것은 총수익스와프 계약이 한꺼번에 해지될 때 생기는 위험이다. 자산에 문제가 없어도 자금을 빌려준 쪽이 회수하면 펀드는 멈춘다.

당시 총수익스와프를 활용하는 자산운용사는 19곳이었다. 같은 방식의 유동성 위기가 동시다발로 발생할 가능성이 지적됐다.

증권사가 수수료 수익을 위해 레버리지를 용인하고 운용사가 이를 활용한 구조 자체가 문제로 거론됐다.

운용사는 각 펀드별 회수 기간을 정리해 수익자에게 개별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자산의 회수 예상 시기는 수익자 외에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빌린 돈으로 운용하는 펀드에서는 빌려준 쪽의 결정이 펀드의 운명을 정한다.

01 · 단계

레버리지를 일으킨다

운용사가 증권사와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맺어 자기 자본보다 큰 규모로 투자한다. 증권사는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02 · 단계

비유동 자산을 담는다

비상장주식처럼 팔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자산을 주력으로 한다. 수익률은 높지만 현금화가 빠르지 않다.

03 · 단계

회수가 시작된다

다른 운용사의 사고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 증권사가 계약 해지를 요구한다. 한 곳이 움직이면 다른 곳도 따라간다.

04 · 단계

환매가 멈춘다

빌린 돈을 갚으려면 자산을 급히 팔아야 한다. 그러면 남는 투자자가 손해를 보므로 운용사가 환매를 중단한다.

누가 내고 누가 최종 손실을 부담했는가
정보누가 무엇을 언제 알았고 설명했는가
책임계약·공시·통제·감독의 빈틈은 어디였는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레버리지는 수익과 위험을 함께 키운다. 자기 자본의 몇 배로 투자하면 성과가 좋을 때 수익률이 올라가지만, 자금이 끊기면 자산을 팔 시간이 없다. 비유동 자산을 담은 펀드에서는 이 문제가 더 크다.

이 사건의 특징은 방아쇠가 밖에 있었다는 점이다. 알펜루트의 자산에는 부실이 없었고 문제가 된 것은 다른 운용사의 사고였다. 위험 회피가 시작되면 개별 펀드의 상태와 무관하게 자금이 빠진다.

증권사가 먼저 움직인 이유도 구조에 있다. 총수익스와프에서 증권사는 자금을 대준 쪽이므로 회수 순위가 앞선다. 늦게 움직이면 회수할 자산이 남지 않을 수 있으니 서로 먼저 나서게 된다. 그 결과 자산에 문제가 없는 펀드까지 멈춘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감독당국

금융당국은 이번 환매 연기가 라임자산운용 사례와 성격이 다르다고 밝히면서도 증권사들이 앞다퉈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확인했다. 이후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와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금융회사

운용사는 대규모 일괄 환매 청구에 기계적으로 응하면 수익자 간 형평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환매 연기를 결정하고, 각 펀드별 회수 기간을 정리해 수익자에게 개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과제

총수익스와프 계약이 동시에 해지될 때의 시장 영향을 완화하는 장치는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다. 비유동 자산을 담은 개방형 펀드의 환매 조건에 대한 기준도 개별 상품마다 다르다. 자산에 부실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환매중단의 손실 배분 방식 역시 정리되지 않았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펀드가 무엇을 담았는지와 함께 어떻게 그 규모를 만들었는지를 본다.

01

지금 확인할 것

  • 가입한 펀드가 레버리지를 쓰는지 투자설명서에서 확인한다. 총수익스와프나 차입이 있으면 그 비율을 본다.
  • 편입 자산의 유동성을 확인한다. 비상장주식이나 부동산처럼 현금화에 시간이 걸리는 자산의 비중을 본다.
  • 개방형인지 폐쇄형인지 확인한다. 개방형은 언제든 환매를 청구할 수 있지만 자산이 비유동적이면 그 청구가 몰릴 때 문제가 생긴다.
  •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dis.kofia.or.kr)에서 운용사의 운용자산 규모와 공시를 확인한다.
  • 같은 운용사의 다른 펀드에서 환매 관련 공지가 있었는지 확인한다.
02

일이 생겼을 때

  • 환매가 연기되면 운용사에 편입 자산의 구성과 회수 예상 시기를 서면으로 요구한다. 자료열람요구권을 활용할 수 있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28조).
  • 판매사에도 별도로 설명을 요구한다. 판매 과정의 설명의무 위반이 쟁점이 될 수 있다.
  •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이다(민법 제766조).
  • 금융감독원 e-금융민원센터(fcsc.kr)에 분쟁조정을 신청한다. 조정안은 제시일부터 20일 이내에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 같은 펀드 투자자의 공동 대응이 진행 중이면 참여 여부와 기한을 확인한다.
03

어디에 신고하나

  • 금융감독원 1332 / e-금융민원센터 fcsc.kr
  •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 dis.kofia.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fine.fss.or.kr
  • 한국소비자원 1372
스스로에게 물을 질문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1. 01

    가입한 펀드가 빌린 돈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지 않은가.

  2. 02

    편입 자산이 비상장주식처럼 팔기 어려운 것은 아닌가.

  3. 03

    개방형인데 자산은 비유동적인 구조는 아닌가.

  4. 04

    같은 운용사의 다른 펀드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

  5. 05

    환매를 청구했을 때 며칠 만에 지급되는지 확인했는가.

상설 확인 창구

05 · 필자의 결론

이 사건에서 멈춘 펀드에는 부실 자산이 없었다. 멈춘 이유는 그 펀드에 돈을 빌려준 증권사들이 한꺼번에 회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른 운용사의 사고가 방아쇠였고, 회수 순위가 앞선 쪽이 먼저 움직이자 나머지가 따라갔다. 레버리지는 성과가 좋을 때 수익을 키우고 자금이 끊길 때 시간을 없앤다. 확인해야 할 것은 펀드가 무엇을 담았는가만이 아니라 그 규모를 누구의 돈으로 만들었는가다.
사실과 판단의 구분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확인된 사실, 감독당국의 판단, 법원의 판단과 필자의 해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쓴다. 위 결론은 필자의 판단이며, 앞의 서술은 감독당국 발표와 판결, 공시자료를 근거로 한다. 진행 중인 절차는 확정된 것으로 쓰지 않는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9.0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