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자회사가 150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했다. 다음 날 그 회사의 지주회사까지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12년 9월 25일 극동건설이 만기가 돌아온 15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다. 다음 날인 9월 26일 극동건설과 그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함께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 주식을 89.5%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자회사 부도로 지주회사가 동반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지주회사가 함께 신청한 이유는 연대보증이었다. 웅진홀딩스가 극동건설에 대해 선 연대보증은 1조 839억원이다. 자회사가 갚지 못하면 그 부담이 지주회사로 넘어오고, 지주회사가 감당하지 못하면 다른 계열사로 번진다. 극동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2011년에만 2,1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웅진홀딩스는 유상증자 등으로 4,400억원을 직접 지원한 상태였다. 2012년 9월 기준 극동건설의 단기차입금은 4,164억원이었고 그달 말까지 해결해야 할 차입금과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은 1,100억원 정도로 파악됐다. 두 회사가 제1·2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1조 130억원이며, 여기에 회사채 발행액과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지급보증을 더한 금융권 익스포저는 3조 7,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회생 신청 직후 여러 쟁점이 제기됐다. 신청 당일 웅진홀딩스가 대표이사 체제를 바꾼 점, 부도 금액이 150억원에 불과한 점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채무자의 대표에게 특별한 범죄행위가 없으면 법원이 그 대표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정한다. 회장의 배우자가 회생 신청 직전 이틀간 보유주식 4만 4,000주를 판 사실도 확인됐다. 회사는 내부자거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2012년 10월 채권단의 공동관리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대표이사들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되, 횡령 등이 확인되거나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언제든 제3자 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회장은 경영과 회생절차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선 보증은 그룹 전체를 하나로 묶는 고리가 된다.
자회사가 자금을 빌린다
지주회사가 연대보증을 서면 자회사는 자기 신용보다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보증 규모는 1조 839억원이었다.
→지원이 이어진다
자회사가 어려워지면 지주회사가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넣는다. 이 사건에서는 4,400억원이 투입됐다.
→작은 금액에서 끊긴다
지원에도 한계가 오면 만기가 돌아온 어음 하나를 막지 못하는 시점이 온다. 부도 금액은 150억원이었다.
→보증이 실행된다
자회사가 부도나면 보증을 선 지주회사가 그 채무를 진다. 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면 지주회사도 함께 절차에 들어간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연대보증은 자회사의 조달 조건을 좋게 만드는 대신 그룹을 하나로 묶는다. 자회사의 신용이 아니라 지주회사의 신용으로 빌리는 것이므로, 자회사가 무너지면 그 부담이 그대로 넘어온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기아그룹 사건에서도 계열사 간 보증이 같은 역할을 했다.
부도 금액과 파장의 크기가 크게 다른 것도 이 구조 때문이다. 실제로 막지 못한 돈은 150억원이었지만 그 뒤에 1조 839억원의 보증과 3조 7,000억원대의 익스포저가 걸려 있었다. 작은 금액이 큰 구조의 방아쇠가 된다.
협력업체가 먼저 손해를 본다는 점도 반복된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채권이 동결되므로 하도급대금과 상거래어음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 아카이브에 기록된 다른 건설사 워크아웃 사건들에서도 같은 순서가 나타났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채무자의 대표에게 특별한 범죄행위가 없으면 법원이 그 대표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정한다. 법원은 2012년 10월 기존 대표이사들을 관리인으로 선임하되 조건부 단서를 달았다.
회생절차 개시로 재산 처분과 채무 변제가 법원의 허가 사항이 됐고 채권자의 강제집행이 금지됐다. 회장은 경영과 회생절차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회생 신청 직전의 지분 매각과 대표이사 변경에 대한 사전 규율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다. 협력업체의 상거래채권이 회생절차에서 어떻게 취급되는지도 사건마다 다르게 정해진다. 지주회사의 연대보증 규모를 공시로 확인하는 방법은 우발채무 주석에 의존한다.
최종 부담투자자·시장가격·신뢰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지주회사와 자회사는 별개의 회사이지만 보증으로 연결돼 있다.
지금 확인할 것
- DART(dart.fss.or.kr)에서 회사의 우발채무와 약정사항 주석을 확인한다. 계열사에 제공한 연대보증과 지급보증이 기재된다.
- 자기자본 대비 보증 규모의 비율을 계산한다. 비율이 높으면 다른 계열사의 상황에 직접 노출된다.
- 지주회사에 투자한다면 주요 자회사의 재무 상태를 함께 확인한다.
- 회사채나 기업어음을 살 때는 발행회사의 단기차입금과 만기 구조를 본다.
- 협력업체라면 거래처의 대금 지급 지연이 늘고 있는지 확인한다.
일이 생겼을 때
-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법원이 정한 채권신고 기간에 신고한다. 기간을 넘기면 절차에서 제외된다.
- 협력업체의 상거래채권은 회생절차에서 취급이 달라질 수 있다. 채권의 성격을 관리인이나 법률 상담으로 확인한다.
- 공시에 거짓 기재가 있으면 자본시장법 제162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공시일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
- 미공개정보 이용이 의심되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1577-2172)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한다.
- 하도급대금을 받지 못하면 공정거래위원회(1670-0007)에 신고하고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요건을 확인한다.
어디에 신고하나
- 전자공시시스템 DART dart.fss.or.kr
- 금융감독원 1332 / e-금융민원센터 fcsc.kr
- 공정거래위원회 1670-0007
- 대법원 전자소송 ecfs.scourt.go.kr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선 보증 규모를 확인했는가.
- 02
그 보증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인가.
- 03
자회사의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지 않은가.
- 04
단기차입금이 최근 크게 늘지 않았는가.
- 05
거래처의 대금 지급이 늦어지고 있지 않은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막지 못한 돈은 150억원이었고 그 뒤에 1조 839억원의 보증과 3조 7,000억원대의 익스포저가 있었다. 연대보증은 자회사의 조달 조건을 좋게 만드는 대신 그룹을 하나로 묶는다. 그래서 작은 금액이 전체의 방아쇠가 된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채권이 동결되고, 하도급대금을 기다리던 협력업체가 먼저 영향을 받는다. 신청 직전에 이뤄진 지분 매각과 대표이사 변경을 사전에 규율하는 장치는 그때도 지금도 없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9.0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