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핵심 요약 · 90초
땅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다만 여러 사람이 지분으로 나눠 가진 개발제한구역 임야는 팔 상대가 없다.
기획부동산은 개발이 어려운 토지나 임야, 특히 개발제한구역 땅을 시세보다 싸게 사들여 지분으로 쪼개 되파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매수자는 공유지분을 취득하지만 특정 부분을 지정해 쓸 수 없고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는 처분도 어렵다. 대법원은 2020년 8월 7일 개발 가능성이 희박한 토지를 공유지분으로 쪼개 판 행위를 사기로 본 확정판결을 내렸다. 한 기획부동산 회장 등 3명의 상고가 기각되면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경기 성남시 금토동 산73번지는 기획부동산 법인 33곳이 4,800여명에게 쪼개 판 임야다. 청계산 이수봉과 국사봉에 맞닿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성남시청은 개발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정판결에 해당하는 토지 5곳의 지분 소유자만 대법원 등기소 기준 1,900여명이다. 2019년 경기도에서 이뤄진 공유지분 거래는 4만 2,192건, 9,148억원이었다. 별도로 부동산 법인들이 개발제한구역 토지를 지분으로 쪼개 1만 명이 넘는 사람에게 최소 4배 이상의 웃돈을 얹어 되팔아 1,300억원의 차액을 남긴 사건도 기소됐다.
회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확인됐다. 최근 10년간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역에서 30인 이상이 지분을 공유한 필지의 보상 사례는 17건이었다. 이 가운데 기획부동산이 지분을 쪼개 판 곳은 3건이었고, 실제 수용 보상된 곳은 2곳이었다. 같은 시기 서울과 경기도에서 개발제한구역 중 소유자가 50명 이상인 곳은 516곳이었다. 민간 건설업체들도 공유지분 토지는 개발제한이 풀려도 사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 주를 이룬다. 소유자가 일정 수 이상인 토지의 지분 거래에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같은 업체에 대한 후속 형사재판도 진행 중이다.
02 · 자세한 이야기
사건은 이렇게 전개됐다
약 8분03 · 금융구조
돈·정보·책임은 어떻게 움직였나
기획부동산이 파는 것은 땅이 아니라 개발에 대한 기대다.
싼 땅을 산다
개발이 어려운 임야나 개발제한구역 토지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한다. 개발이 안 되므로 원래 수요가 없는 땅이다.
→지분으로 나눈다
필지를 물리적으로 분할하지 않고 공유지분으로 쪼갠다. 토지분할 허가가 필요 없으므로 절차 제약을 받지 않는다.
→기대를 붙여 판다
곧 개발된다거나 국가가 수용해 보상한다는 설명과 함께 공시지가의 몇 배 가격으로 판매한다. 계약은 정상적인 매매 형식을 갖춘다.
→팔 상대가 없다
매수자는 지분을 갖지만 사용할 수 없고 처분할 상대도 없다. 개발제한이 풀려도 공유지분 토지는 건설업체가 매입을 꺼린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나
공유지분 매매는 형식상 적법하다. 등기가 이전되고 대금이 오간다. 사기가 성립하려면 개발 가능성에 대한 기망이 입증돼야 한다. 2020년 확정판결 이전에 형사 대응이 어려웠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토지분할이 아니라 지분 매매를 택하는 것도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필지를 실제로 나누려면 개발행위 허가가 필요하지만, 공유지분은 등기부상 비율만 나누므로 별도의 허가 절차가 없다.
매수자가 확인을 멈추는 지점도 구조에 포함돼 있다. 등기부에는 실제로 토지가 존재하고 소유권이 이전된다. 확인되지 않는 것은 그 땅에 무엇을 지을 수 있는가인데, 이는 등기부가 아니라 토지이용계획확인서에서 확인된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소유자가 일정 수 이상인 토지의 지분을 거래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통과되면 토지의 용도에 맞지 않는 투자 목적 매매가 차단된다.
대법원은 2020년 8월 7일 개발 가능성이 희박한 토지의 공유지분 판매를 사기로 본 판결을 확정했다. 검찰은 별도 사건에서 지점 책임자를 구속기소했다.
이미 쪼개진 지분을 정리하는 절차가 없다. 공유자가 수천 명인 필지는 공유물분할 청구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개발제한구역에서 소유자가 50명 이상인 필지가 서울·경기에만 516곳으로 조사됐으나 후속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최종 부담피해자·가족·생계 기반
04 · 국민 행동수칙
확인 · 대응 · 신고
계약 전에 확인할 서류는 등기부등본이 아니라 토지이용계획확인서다.
지금 확인할 것
- 토지이음(www.eum.go.kr)에서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열람한다. 개발제한구역, 보전산지, 자연환경보전지역 여부가 표시된다. 무료다.
- 등기부등본에서 공유자 수를 확인한다. 공유자가 수십 명 이상이면 지분 쪼개기 판매 이력이 있는 토지다.
- 공시지가를 국토교통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www.realtyprice.kr)에서 확인하고 제시 가격과 비교한다.
- 개발 계획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도시계획 부서에 직접 확인한다. 업체가 제시한 자료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 공유지분은 특정 위치를 사용할 수 없고 처분이 어렵다는 점을 계약서에서 확인한다.
일이 생겼을 때
- 계약 후 사실을 알게 됐다면 사기 취소권의 행사 기간부터 확인한다.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계약일부터 10년이다.
- 기망이 의심되면 형사고소를 검토한다. 계약서, 홍보자료, 상담 녹취, 입금 내역을 함께 제출한다.
-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사기를 이유로 한 취소는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안에 해야 한다(민법 제146조).
-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이다(민법 제766조).
- 같은 필지의 다른 매수자를 등기부로 확인해 공동 대응을 검토한다. 지분 소유자 명단은 등기부에서 확인된다.
- 무등록 중개나 과장광고는 관할 지방자치단체 부동산 부서와 국토교통부에 신고한다.
어디에 신고하나
- 경찰청 112 / 사이버범죄 신고 ecrm.police.go.kr
- 토지이음 www.eum.go.kr
-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www.realtyprice.kr
- 한국소비자원 1372
답하기 어렵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이 있으면 결정을 미룹니다.
- 01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직접 열람해 봤는가.
- 02
등기부상 공유자가 몇 명인지 확인했는가.
- 03
제시 가격이 공시지가의 몇 배인지 계산해 봤는가.
- 04
개발 계획을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확인했는가.
- 05
이 지분을 나중에 누구에게 팔 수 있는지 설명을 들었는가.
상설 확인 창구
- 금융민원·분쟁조정금융감독원 1332 · fcsc.kr
- 내 계좌 조회·일괄 지급정지어카운트인포 payinfo.or.kr
- 내 명의 휴대전화 조회엠세이퍼 msafer.or.kr
- 내 보험 전체 조회내보험 찾아줌 cont.insure.or.kr
- 기업 공시 확인전자공시시스템 dart.fss.or.kr
-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 fine.fss.or.kr
05 · 필자의 결론
등기가 이전되면 소유권은 진짜다. 진짜가 아닌 것은 그 소유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공유지분은 쓸 수도 팔 수도 없는 권리가 될 수 있고,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의 확정판결은 이 판매가 사기가 될 수 있다는 기준을 세웠지만, 이미 쪼개진 지분을 되돌리는 절차는 없다. 4,800명이 나눠 가진 한 필지에서 다음에 확인해야 할 것은 개발 여부가 아니라 그 지분이 정리될 방법이 있는가다.
06 · 근거 자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독자가 판단의 근거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 발표, 판결, 공시와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사실관계 기준일은 2026.08.1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