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050 --> 00:00:06,277 선생님은 경제 탐험 시간에 가상 문구점 광고 두 장을 준비했어요. 2 00:00:06,277 --> 00:00:11,970 사진 속 필통은 색과 크기, 재질이 모두 같은 모형이었지요. 3 00:00:11,970 --> 00:00:17,812 한쪽에는 큰 숫자 만 원 아래 오늘 가격 육천 원이 적혀 있었어요. 4 00:00:17,812 --> 00:00:21,712 다른 쪽에는 육천 원만 적혀 있었지요. 5 00:00:21,712 --> 00:00:26,984 실제 판매 광고가 아니라 느낌을 비교하는 수업용 카드였어요. 6 00:00:26,984 --> 00:00:35,707 나래는 첫 번째를 보고 꽤 싸졌다고 생각했고, 준이는 두 번째를 보고 살 만한 가격인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7 00:00:35,707 --> 00:00:39,796 똑같이 육천 원인데 첫 느낌은 달랐어요. 8 00:00:39,914 --> 00:00:44,633 선생님이 두 카드를 나란히 보여 주자 아이들이 웃었어요. 9 00:00:44,633 --> 00:00:51,562 “결국 내는 돈은 같은데!” 나래는 만 원이라는 큰 글씨를 먼저 본 일을 떠올렸어요. 10 00:00:51,562 --> 00:00:56,141 그 숫자와 비교하니 육천 원이 작게 보였던 거예요. 11 00:00:56,141 --> 00:01:00,543 준이는 필통의 크기부터 보고 싶었다고 했어요. 12 00:01:00,543 --> 00:01:04,579 모든 사람이 똑같이 느낀 것은 아니었지요. 13 00:01:04,579 --> 00:01:10,516 선생님은 이번 활동으로 누가 잘 속는지 가리는 것이 아니라고 했어요. 14 00:01:10,516 --> 00:01:17,255 처음 만난 숫자가 뒤의 판단에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 살펴보는 연습이었어요. 15 00:01:17,354 --> 00:01:24,492 나래는 정말 예전에 만 원에 팔았던 물건이라면 육천 원은 좋은 값 아니냐고 물었어요. 16 00:01:24,491 --> 00:01:32,304 선생님은 과거 판매 가격이 실제로 확인된다면 가격이 내렸다는 사실은 말할 수 있다고 했어요. 17 00:01:32,304 --> 00:01:39,953 하지만 그것만으로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다른 곳보다 좋은 조건인지는 알 수 없었어요. 18 00:01:39,953 --> 00:01:46,095 가상 카드의 큰 숫자는 과거 판매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도 아니었지요. 19 00:01:46,095 --> 00:01:51,013 아이들은 할인 표시의 진위와 구매 판단을 구분했어요. 20 00:01:51,013 --> 00:01:57,005 큰 숫자가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정보를 확인한 것은 아니었어요. 21 00:01:57,122 --> 00:02:01,094 선생님은 또 다른 연습 카드를 꺼냈어요. 22 00:02:01,094 --> 00:02:06,909 이번에는 비슷해 보이는 작은 필통의 가격 삼천 원을 먼저 보았지요. 23 00:02:06,909 --> 00:02:13,118 그 뒤 육천 원짜리 큰 필통을 보자 준이는 갑자기 비싸게 느껴졌어요. 24 00:02:13,118 --> 00:02:17,670 하지만 두 필통은 크기와 지퍼 구조가 달랐어요. 25 00:02:17,670 --> 00:02:23,145 나래는 첫 숫자가 높을 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어요. 26 00:02:23,145 --> 00:02:27,724 낮은 숫자도 머릿속 비교점을 만들 수 있었지요. 27 00:02:27,724 --> 00:02:32,955 가격표를 비교하려면 같은 물건인지부터 확인해야 했어요. 28 00:02:32,955 --> 00:02:38,349 느낌을 무시하기보다 느낌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보는 일이었어요. 29 00:02:38,450 --> 00:02:42,558 선생님은 종이배 옆에 닻 그림을 놓았어요. 30 00:02:42,558 --> 00:02:50,003 닻을 내리면 배가 그 주변에 머무는 것처럼, 첫 정보가 생각을 잡아끄는 경우가 있지요. 31 00:02:50,003 --> 00:02:54,147 이런 경향을 기준점 효과라고 부르기도 해요. 32 00:02:54,147 --> 00:03:01,756 첫 숫자가 늘 틀렸다는 뜻도, 사람이 반드시 그 숫자대로 판단한다는 뜻도 아니었어요. 33 00:03:01,756 --> 00:03:07,775 다만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숫자에 생각이 매달릴 수 있다는 뜻이었지요. 34 00:03:07,775 --> 00:03:13,468 나래는 자기 수첩에 첫 숫자라고 적고 옆에 물음표를 그렸어요. 35 00:03:13,468 --> 00:03:17,680 결론으로 삼기 전에 살펴볼 출발점이었어요. 36 00:03:17,786 --> 00:03:22,750 아이들은 광고 카드의 큰 숫자를 작은 종이로 가렸어요. 37 00:03:22,750 --> 00:03:27,084 사진과 실제 낼 금액 육천 원만 남았지요. 38 00:03:27,084 --> 00:03:31,540 선생님은 이제 무엇을 알고 싶은지 물었어요. 39 00:03:31,540 --> 00:03:38,388 나래는 연필이 몇 자루 들어가는지, 준이는 지퍼가 튼튼한지 궁금하다고 했어요. 40 00:03:38,388 --> 00:03:44,095 처음 숫자를 가린다고 영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어요. 41 00:03:44,095 --> 00:03:48,008 그래도 다른 정보를 찾아볼 틈은 생겼지요. 42 00:03:48,008 --> 00:03:54,910 나래는 싸졌다는 말 외에는 아직 살 이유를 충분히 말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43 00:03:54,910 --> 00:03:58,538 그래서 질문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44 00:03:58,658 --> 00:04:04,301 다음 활동에서는 광고를 보기 전에 필통을 쓸 상황부터 정했어요. 45 00:04:04,301 --> 00:04:09,736 가상 인물은 긴 자 한 개와 색연필 여섯 자루를 넣어야 했지요. 46 00:04:09,736 --> 00:04:15,456 가방 안에 들어가는 크기와 쉽게 여닫을 수 있는 지퍼도 필요했어요. 47 00:04:15,456 --> 00:04:19,315 아이들은 그 조건을 종이에 적었어요. 48 00:04:19,315 --> 00:04:25,891 나중에 아주 큰 할인 숫자가 나타나더라도 이 조건을 잊지 않으려는 것이었지요. 49 00:04:25,891 --> 00:04:31,190 선생님은 자기 기준도 새 정보에 따라 고칠 수 있다고 했어요. 50 00:04:31,190 --> 00:04:37,738 기준을 먼저 세우는 것은 무조건 처음 생각만 지키겠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51 00:04:37,850 --> 00:04:43,371 선생님은 같은 모형 필통의 가상 판매 안내 세 장을 주었어요. 52 00:04:43,371 --> 00:04:51,632 각각 오천오백 원, 육천 원, 육천오백 원이었고 추가 배송비는 없다고 적혀 있었지요. 53 00:04:51,632 --> 00:04:55,898 모두 새 물건이며 수량과 크기도 같았어요. 54 00:04:55,898 --> 00:05:02,134 나래는 만 원과 비교하는 대신 지금 확인한 세 조건을 나란히 놓았어요. 55 00:05:02,134 --> 00:05:05,884 육천 원이 가장 낮은 가격은 아니었지요. 56 00:05:05,884 --> 00:05:09,974 하지만 가게의 이용 조건도 살펴야 했어요. 57 00:05:09,974 --> 00:05:14,824 숫자 세 개를 찾았다고 판단이 끝난 것은 아니었어요. 58 00:05:14,824 --> 00:05:19,403 무엇이 같은지 확인하고 비교하는 과정이 중요했지요. 59 00:05:19,514 --> 00:05:25,252 준이는 오천오백 원과 육천 원의 차이가 오백 원이라고 계산했어요. 60 00:05:25,252 --> 00:05:33,214 나래는 만 원에서 내려왔다는 말보다 실제로 고를 수 있는 두 가격의 차이가 더 도움이 된다고 했어요. 61 00:05:33,214 --> 00:05:40,130 선생님은 이 숫자들이 연습용이며 실제 시세를 알려 주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어요. 62 00:05:40,130 --> 00:05:45,361 오늘의 목표는 특정 금액이 싸다고 외우는 것이 아니었어요. 63 00:05:45,361 --> 00:05:50,361 어떤 자료와 비교해 그렇게 생각했는지 말하는 것이었지요. 64 00:05:50,361 --> 00:05:58,255 나래는 수첩에서 싸다라는 한 단어를 지우고, 같은 조건에서 오백 원 높다라고 고쳐 썼어요. 65 00:05:58,370 --> 00:06:05,793 엄마와 가상 광고를 다시 본 나래는 원래 가격이 언제 적용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했어요. 66 00:06:05,793 --> 00:06:10,779 엄마는 알 수 없는 내용을 상상으로 채우지 말자고 했지요. 67 00:06:10,779 --> 00:06:17,749 실제 상품이라면 판매자가 제시한 설명과 비교 가능한 자료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68 00:06:17,749 --> 00:06:22,926 그래도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미확인이라고 남기면 되었어요. 69 00:06:22,926 --> 00:06:28,266 처음 숫자를 무조건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었어요. 70 00:06:28,266 --> 00:06:34,679 나래는 확인된 현재 가격과 확인하지 못한 과거 가격을 다른 칸에 적었어요. 71 00:06:34,679 --> 00:06:38,972 두 숫자는 같은 정도로 믿을 근거가 없었지요. 72 00:06:39,074 --> 00:06:45,152 준이는 세 곳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찾았으니 꼭 사야 하느냐고 물었어요. 73 00:06:45,152 --> 00:06:50,627 엄마는 가격 비교가 구매 의무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했어요. 74 00:06:50,627 --> 00:06:56,402 지금 가진 필통이 잘 맞고 상태도 좋다면 그대로 쓸 수 있었지요. 75 00:06:56,402 --> 00:07:04,744 반대로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고 보호자와 정한 금액을 넘지 않는다면 새 물건을 살 수도 있었어요. 76 00:07:04,744 --> 00:07:10,451 오늘은 가상 카드만 비교했기 때문에 실제 결제는 하지 않았어요. 77 00:07:10,451 --> 00:07:16,959 나래는 비교를 잘했다는 보상으로 물건을 하나 더 사는 일도 하지 않았어요. 78 00:07:16,959 --> 00:07:20,804 판단할 근거를 얻은 것으로 충분했지요. 79 00:07:20,906 --> 00:07:25,856 다음 날 나래는 숫자를 가린 필통 그림을 다시 보았어요. 80 00:07:25,856 --> 00:07:30,149 어제처럼 엄청난 기회라는 느낌은 덜했지요. 81 00:07:30,149 --> 00:07:35,856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마음이 바뀐다고 말할 수는 없었어요. 82 00:07:35,856 --> 00:07:42,188 나래에게는 서둘러 결정하지 않고 질문을 정리한 시간이 도움이 되었어요. 83 00:07:42,188 --> 00:07:50,231 준이는 여전히 모양이 예쁘다고 했지만, 예쁘다는 이유와 값이 유리하다는 이유는 구별해서 말했어요. 84 00:07:50,231 --> 00:07:57,772 두 사람은 좋아하는 마음을 지울 필요 없이 숫자의 근거를 따로 살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85 00:07:57,890 --> 00:08:03,560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새 가상 카드의 첫 숫자를 바꾸어 보게 했어요. 86 00:08:03,560 --> 00:08:09,185 실제 낼 금액은 그대로 두고 먼저 보이는 큰 숫자만 바꾸었지요. 87 00:08:09,185 --> 00:08:15,598 아이들은 느낌이 달라지는 사람도 있고 비슷한 사람도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88 00:08:15,598 --> 00:08:22,677 선생님은 이 작은 교실 활동으로 모든 사람의 행동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어요. 89 00:08:22,677 --> 00:08:28,370 다만 첫 정보의 영향을 알아차릴 질문을 만들어 볼 수 있었지요. 90 00:08:28,370 --> 00:08:32,976 누군가를 속이는 광고를 만드는 과제도 아니었어요. 91 00:08:32,976 --> 00:08:37,324 소비자의 입장에서 표현을 읽는 연습이었어요. 92 00:08:37,442 --> 00:08:42,175 나래는 가격표 앞에서 할 질문을 세 줄로 적었어요. 93 00:08:42,175 --> 00:08:44,974 처음 본 숫자는 무엇이지? 94 00:08:44,974 --> 00:08:48,438 같은 조건의 다른 가격은 어떻지? 95 00:08:48,438 --> 00:08:51,930 이 물건은 나에게 어떻게 쓰이지? 96 00:08:51,930 --> 00:08:57,161 준이는 세 질문 가운데 가격 비교만 해도 되는지 물었어요. 97 00:08:57,161 --> 00:09:04,729 나래는 지금 필요 없는 물건이라면 다른 가격을 찾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어요. 98 00:09:04,729 --> 00:09:08,954 엄마는 모르는 조건은 함께 확인하자고 했어요. 99 00:09:08,954 --> 00:09:15,979 아이들은 질문을 외워 빨리 끝내기보다, 각 답에 근거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어요. 100 00:09:15,979 --> 00:09:19,865 가상 카드가 작은 탐험 지도가 되었어요. 101 00:09:19,970 --> 00:09:25,409 준이는 처음에 육천 원을 비싸다고 생각했던 일을 이야기했어요. 102 00:09:25,409 --> 00:09:29,472 나래는 자기는 싸다고 느꼈다고 말했지요. 103 00:09:29,472 --> 00:09:33,996 둘은 어느 쪽이 더 똑똑한지 겨루지 않았어요. 104 00:09:33,996 --> 00:09:39,349 처음 본 정보가 달랐고, 아직 모르는 조건도 있었으니까요. 105 00:09:39,349 --> 00:09:44,920 선생님은 누구나 판단의 출발점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어요. 106 00:09:44,920 --> 00:09:51,116 중요한 것은 처음 느낌을 절대 틀리면 안 되는 답처럼 붙잡지 않는 거예요. 107 00:09:51,116 --> 00:09:55,627 새로운 근거를 보고 생각을 고칠 수 있으면 되었어요. 108 00:09:55,627 --> 00:10:00,477 두 아이는 서로의 질문에서 빠진 조건을 찾아 주었어요. 109 00:10:00,578 --> 00:10:05,677 나래는 수첩에 닻 그림과 돋보기 그림을 함께 그렸어요. 110 00:10:05,677 --> 00:10:11,737 닻은 처음 본 숫자를, 돋보기는 그다음 찾아볼 정보를 뜻했지요. 111 00:10:11,737 --> 00:10:17,552 오늘은 가상의 상품 카드에서 가장 크게 적힌 숫자를 가려 보세요. 112 00:10:17,552 --> 00:10:24,264 현재 내는 금액과 같은 조건의 비교 자료, 실제 쓰임을 차례로 살펴보면 돼요. 113 00:10:24,264 --> 00:10:30,311 첫 숫자를 무조건 버리거나 모든 할인 광고를 의심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114 00:10:30,311 --> 00:10:34,957 그 숫자 하나가 판단 전체를 대신하지 않게 하는 거예요. 115 00:10:34,957 --> 00:10:41,452 나래는 다음 가격표 앞에서는 싸다라는 말 뒤에 이유를 붙여 보기로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