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050 --> 00:00:05,476 나래는 주말에 주운 잎사귀를 소개하려고 그림을 준비했어요. 2 00:00:05,476 --> 00:00:10,435 그런데 교실 앞에 서자 생각한 말이 잘 나오지 않았어요. 3 00:00:10,435 --> 00:00:15,734 선생님이 기다려 주었지만 나래는 발표를 짧게 끝냈어요. 4 00:00:15,734 --> 00:00:20,598 자리에 돌아와서는 그림 모서리만 만지작거렸지요. 5 00:00:20,598 --> 00:00:24,959 친구들이 모두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았어요. 6 00:00:24,959 --> 00:00:31,386 실제로 친구들의 마음을 확인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래의 속상함은 컸어요. 7 00:00:31,386 --> 00:00:36,304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잎사귀 그림이 자꾸 떠올랐어요. 8 00:00:36,410 --> 00:00:41,156 엄마는 나래가 평소보다 조용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어요. 9 00:00:41,156 --> 00:00:46,944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나래는 조금 있다가 말하겠다고 했어요. 10 00:00:46,944 --> 00:00:50,477 엄마는 준비가 되면 듣겠다고 했지요. 11 00:00:50,477 --> 00:00:57,814 집에 도착한 나래는 가방을 내려놓고 엄마와 함께 보던 장난감 목록을 펼쳤어요. 12 00:00:57,814 --> 00:01:04,159 평소에는 한 번 보고 지나갔던 물건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갖고 싶었어요. 13 00:01:04,159 --> 00:01:09,009 새 물건을 받으면 오늘의 기분이 달라질 것 같았어요. 14 00:01:09,122 --> 00:01:15,295 나래는 작은 장난감 하나를 가리킨 뒤 다른 색도 보고 싶다고 했어요. 15 00:01:15,295 --> 00:01:19,480 이어서 스티커와 꾸미기 상자까지 찾아봤어요. 16 00:01:19,480 --> 00:01:24,588 엄마는 바로 결제하지 않고 목록을 잠시 멈췄어요. 17 00:01:24,588 --> 00:01:31,952 나래에게 물건이 정말 마음에 드는지, 아니면 다른 일이 있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지요. 18 00:01:31,952 --> 00:01:36,056 나래는 둘 다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19 00:01:36,056 --> 00:01:43,121 원하는 물건이 있다는 것과 속상한 마음을 달래고 싶다는 것은 함께 일어날 수 있었어요. 20 00:01:43,226 --> 00:01:47,660 나래는 발표할 때 말이 막혔던 일을 꺼냈어요. 21 00:01:47,660 --> 00:01:52,959 엄마는 장난감 이야기를 잠시 내려놓고 끝까지 들었어요. 22 00:01:52,959 --> 00:01:58,869 속상한 날에 즐거운 것을 찾고 싶은 마음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했어요. 23 00:01:58,869 --> 00:02:06,124 다만 지금 사려는 이유를 알면 나중에 후회할 선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24 00:02:06,124 --> 00:02:13,611 나래는 마음을 말한다고 갖고 싶은 물건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안심했어요. 25 00:02:13,611 --> 00:02:18,339 두 사람은 먼저 감정의 이름부터 찾아보기로 했어요. 26 00:02:18,458 --> 00:02:22,090 엄마는 표정 그림 세 장을 놓았어요. 27 00:02:22,090 --> 00:02:28,123 나래는 슬픈 얼굴을 골랐다가 걱정하는 얼굴도 가까이 가져왔어요. 28 00:02:28,123 --> 00:02:33,530 발표가 아쉬웠고 내일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걱정됐어요. 29 00:02:33,530 --> 00:02:37,620 감정 하나만 골라야 하는 시험은 아니었어요. 30 00:02:37,620 --> 00:02:41,125 여러 마음이 섞여 있을 수도 있었지요. 31 00:02:41,125 --> 00:02:46,438 나래는 종이에 속상한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을 따로 그렸어요. 32 00:02:46,438 --> 00:02:54,155 이름을 붙이고 나니 무조건 무언가를 사야 할 것 같은 느낌에서 조금 떨어져 볼 수 있었어요. 33 00:02:54,266 --> 00:02:57,409 엄마가 두 질문을 적었어요. 34 00:02:57,409 --> 00:03:00,548 이 물건을 어디에 쓰고 싶은가요? 35 00:03:00,548 --> 00:03:03,985 지금 어떤 기분을 바꾸고 싶은가요? 36 00:03:03,985 --> 00:03:08,482 나래는 스티커를 수첩에 붙이고 싶다고 답했어요. 37 00:03:08,482 --> 00:03:13,211 그러면서 오늘 발표를 잊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지요. 38 00:03:13,211 --> 00:03:15,942 두 답은 서로 달랐어요. 39 00:03:15,942 --> 00:03:21,281 물건의 쓰임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감정까지 알 수 없었어요. 40 00:03:21,281 --> 00:03:27,803 나래는 물건을 사는 결정과 속상한 일을 돌보는 일을 따로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41 00:03:27,914 --> 00:03:32,579 엄마는 나래와 의논해 화면을 잠시 내려놓았어요. 42 00:03:32,579 --> 00:03:38,706 특정 시간만 기다리면 무조건 좋은 선택을 한다는 규칙은 아니었어요. 43 00:03:38,706 --> 00:03:43,394 지금 마음을 알아볼 틈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지요. 44 00:03:43,394 --> 00:03:48,176 나래는 물을 한 잔 마시고 창문 밖 나무를 보았어요. 45 00:03:48,176 --> 00:03:53,394 장난감 목록은 급히 사지 않아도 다시 볼 수 있었어요. 46 00:03:53,394 --> 00:03:58,217 화면에서 떨어지자 다른 생각이 들어올 자리가 생겼어요. 47 00:03:58,217 --> 00:04:02,280 나래는 잎사귀 그림을 가방에서 꺼냈어요. 48 00:04:02,402 --> 00:04:07,148 나래는 잎사귀에 보였던 작은 줄기를 다시 그렸어요. 49 00:04:07,148 --> 00:04:14,526 처음에는 발표 장면이 떠올랐지만 그림을 고치다 보니 재미있었던 관찰도 생각났어요. 50 00:04:14,526 --> 00:04:19,703 엄마와 잠깐 걷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방법도 있었어요. 51 00:04:19,703 --> 00:04:23,847 사람마다 편안해지는 방법은 다를 수 있어요. 52 00:04:23,847 --> 00:04:31,034 그림을 그린다고 모든 걱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나래에게는 도움이 됐어요. 53 00:04:31,034 --> 00:04:36,700 새 물건을 사는 것 말고도 자기 마음을 돌볼 방법이 있었어요. 54 00:04:36,818 --> 00:04:42,475 다음 날, 준은 나래의 잎사귀 그림을 더 보고 싶다고 했어요. 55 00:04:42,475 --> 00:04:47,216 나래는 발표를 이상하게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어요. 56 00:04:47,216 --> 00:04:52,977 준은 그림의 줄무늬가 신기했는데 설명을 더 듣고 싶었다고 했지요. 57 00:04:52,977 --> 00:05:01,184 모든 친구가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래가 혼자 예상한 것과 다른 반응도 있었어요. 58 00:05:01,184 --> 00:05:08,575 나래는 걱정이 커질 때 믿을 만한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59 00:05:08,575 --> 00:05:12,638 장난감으로는 알 수 없던 대답이었어요. 60 00:05:12,746 --> 00:05:18,185 쉬는 시간에 나래는 준에게 잎사귀 세 장만 설명해 보았어요. 61 00:05:18,185 --> 00:05:23,987 준은 궁금한 것을 하나 물었고 나래는 그림을 가리키며 답했어요. 62 00:05:23,987 --> 00:05:28,851 처음보다 편안했지만 완벽하게 말한 것은 아니었어요. 63 00:05:28,851 --> 00:05:34,272 두 사람은 잘된 부분과 다시 연습할 부분을 함께 찾았어요. 64 00:05:34,272 --> 00:05:40,658 나래가 원했던 것은 새 물건뿐 아니라 다시 할 수 있다는 느낌이기도 했어요. 65 00:05:40,658 --> 00:05:48,498 필요한 도움과 연습을 찾자, 어제 목록에 담았던 물건들을 보는 마음도 조금 달라졌어요. 66 00:05:48,602 --> 00:05:53,674 집에 돌아온 나래는 엄마와 장난감 목록을 다시 봤어요. 67 00:05:53,674 --> 00:05:58,878 여러 물건을 한꺼번에 갖고 싶던 마음은 전보다 작아졌어요. 68 00:05:58,878 --> 00:06:05,984 스티커 한 장은 여전히 마음에 들었지만 오늘 꼭 사야 하는지는 더 생각하기로 했어요. 69 00:06:05,984 --> 00:06:12,098 기분이 가라앉은 뒤에도 갖고 싶을 수 있고, 마음이 바뀔 수도 있어요. 70 00:06:12,098 --> 00:06:17,614 어느 쪽이든 자신이 왜 선택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했어요. 71 00:06:17,614 --> 00:06:23,212 엄마는 구매 여부보다 이유를 차분히 설명한 점을 함께 돌아봤어요. 72 00:06:23,330 --> 00:06:27,764 나래는 속상할 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물었어요. 73 00:06:27,764 --> 00:06:34,598 엄마는 신이 나거나 지루하거나 마음이 불안할 때도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어요. 74 00:06:34,598 --> 00:06:40,617 그렇다고 기분이 움직일 때는 아무것도 사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75 00:06:40,617 --> 00:06:45,889 즐거운 날에 계획한 간식을 사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지요. 76 00:06:45,889 --> 00:06:51,500 다만 감정이 시키는 대로 서두르고 있는지 잠깐 알아보는 거예요. 77 00:06:51,500 --> 00:06:56,650 나래는 기쁜 얼굴 그림도 마음 카드 옆에 추가했어요. 78 00:06:56,762 --> 00:07:01,169 주말에 비가 내려 준의 공놀이 약속이 취소됐어요. 79 00:07:01,169 --> 00:07:06,005 준은 심심해서 새 게임 장식을 사고 싶다고 했어요. 80 00:07:06,005 --> 00:07:10,938 나래는 자기처럼 그림을 그리라고 강요하지 않았어요. 81 00:07:10,938 --> 00:07:14,742 준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먼저 물었지요. 82 00:07:14,742 --> 00:07:19,090 준은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려 보고 싶다고 했어요. 83 00:07:19,090 --> 00:07:24,334 두 사람은 집에 있던 종이로 다른 모양의 비행기를 만들었어요. 84 00:07:24,334 --> 00:07:29,973 같은 지루함이라도 돌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었어요. 85 00:07:30,074 --> 00:07:35,771 준은 마음을 알면서도 계속 사고 싶을 때는 어떡하느냐고 물었어요. 86 00:07:35,771 --> 00:07:40,595 엄마는 그럴 때 혼자 참기만 할 필요는 없다고 했어요. 87 00:07:40,595 --> 00:07:48,652 보호자와 함께 화면을 닫거나 결제 설정을 확인하고, 어떤 순간에 어려운지 이야기할 수 있어요. 88 00:07:48,652 --> 00:07:53,978 이미 계획보다 썼다면 숨기기보다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아요. 89 00:07:53,978 --> 00:07:58,570 어려움을 말했다고 나쁜 아이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90 00:07:58,570 --> 00:08:03,434 나래는 도움을 부탁하는 말도 연습해 두기로 했어요. 91 00:08:03,554 --> 00:08:10,325 나래와 준은 작은 카드에 멈춘 손, 마음, 발걸음 그림을 그렸어요. 92 00:08:10,325 --> 00:08:19,727 결제 전에 잠깐 멈추고, 지금 감정의 이름을 말하고, 돈을 쓰지 않는 다른 행동 하나를 찾아보자는 뜻이었어요. 93 00:08:19,727 --> 00:08:24,672 다른 행동을 해 본 뒤 구매를 다시 생각할 수도 있어요. 94 00:08:24,672 --> 00:08:30,338 카드에는 실제 소비 내역이나 가족의 정보를 적지 않았어요. 95 00:08:30,338 --> 00:08:34,876 오늘의 가상 상황 하나만으로 연습해도 충분했지요. 96 00:08:34,876 --> 00:08:38,789 두 사람은 카드를 수첩 첫 장에 끼웠어요. 97 00:08:38,906 --> 00:08:44,087 며칠 뒤 나래는 작은 모둠에서 잎사귀 이야기를 했어요. 98 00:08:44,087 --> 00:08:49,563 중간에 잠깐 말을 멈췄지만 그림을 보고 다시 이어 갔어요. 99 00:08:49,563 --> 00:08:55,160 속상한 날의 장난감 목록은 마음을 알아보는 시작이 되었어요. 100 00:08:55,160 --> 00:09:02,307 나래는 원하는 물건이 생기면 가격과 쓰임뿐 아니라 자기 기분도 물어보기로 했어요. 101 00:09:02,307 --> 00:09:06,383 사는 기쁨을 없애려는 약속이 아니었어요. 102 00:09:06,383 --> 00:09:13,326 물건이 필요한 순간과 위로가 필요한 순간을 조금 더 잘 알아보려는 약속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