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050 --> 00:00:05,367 쉬는 시간, 준이 작은 주머니에서 파란 구슬을 꺼냈어요. 2 00:00:05,367 --> 00:00:09,796 빛을 받으면 바다처럼 반짝이는 구슬이었어요. 3 00:00:09,796 --> 00:00:14,796 나래는 집에 있는 작은 상자에 그 구슬을 넣고 싶었어요. 4 00:00:14,796 --> 00:00:19,416 마침 나래에게는 쓰지 않은 공책 한 권이 있었지요. 5 00:00:19,416 --> 00:00:23,030 내 공책과 네 구슬을 바꾸면 어떨까? 6 00:00:23,030 --> 00:00:26,060 나래는 공책을 내밀었어요. 7 00:00:26,060 --> 00:00:31,182 준은 공책이 예쁘다고 말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어요. 8 00:00:31,182 --> 00:00:35,788 나래는 공책이 새것인데 왜 싫은지 궁금했어요. 9 00:00:35,788 --> 00:00:41,413 물건이 좋아 보인다고 교환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어요. 10 00:00:41,522 --> 00:00:46,608 준의 가방에는 아직 쓰지 않은 공책이 두 권이나 있었어요. 11 00:00:46,608 --> 00:00:50,453 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지우개였어요. 12 00:00:50,453 --> 00:00:54,488 새 공책이 나쁜 물건이라서 싫은 게 아니야. 13 00:00:54,488 --> 00:00:57,695 지금 내게 필요하지 않아서 그래. 14 00:00:57,695 --> 00:01:05,317 나래는 자기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다른 사람도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15 00:01:05,317 --> 00:01:12,274 반대로 자기가 아주 좋아하는 구슬을 다른 친구는 별로 원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요. 16 00:01:12,274 --> 00:01:16,608 무엇을 원하는지는 사람과 때에 따라 달랐어요. 17 00:01:16,608 --> 00:01:20,630 먼저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필요했어요. 18 00:01:20,738 --> 00:01:25,063 나래는 지우개가 있는 친구를 찾아가 보았어요. 19 00:01:25,063 --> 00:01:31,653 친구는 지우개를 바꾸어 줄 수 있지만 공책 대신 색종이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20 00:01:31,653 --> 00:01:35,674 이번에는 색종이를 가진 친구를 찾아야 할까요? 21 00:01:35,674 --> 00:01:39,153 쉬는 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렸어요. 22 00:01:39,153 --> 00:01:43,636 나래는 공책을 든 채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23 00:01:43,636 --> 00:01:49,859 선생님은 물건과 물건을 직접 바꾸는 것을 물물교환이라고 설명했어요. 24 00:01:49,859 --> 00:01:58,827 서로 원하는 물건과 바꾸려는 조건이 맞으면 편리할 수 있지만, 꼭 맞는 상대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어요. 25 00:01:58,946 --> 00:02:03,896 나래는 준에게 여러 번 바꾸자고 졸랐던 일이 떠올랐어요. 26 00:02:03,896 --> 00:02:08,665 준은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봐 조금 미안했대요. 27 00:02:08,665 --> 00:02:14,331 선생님은 교환은 두 사람이 모두 괜찮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28 00:02:14,331 --> 00:02:18,910 친구니까 반드시 물건을 바꾸어 줄 의무는 없어요. 29 00:02:18,910 --> 00:02:23,353 나래는 준에게 급하게 졸라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30 00:02:23,353 --> 00:02:26,912 준은 웃으며 괜찮다고 답했지요. 31 00:02:26,912 --> 00:02:32,483 교환을 배우는 첫걸음은 더 많은 물건을 얻는 일이 아니었어요. 32 00:02:32,483 --> 00:02:37,035 상대의 필요와 거절을 함께 존중하는 일이었어요. 33 00:02:37,154 --> 00:02:42,009 선생님은 다음 시간에 종이 가게 놀이를 제안했어요. 34 00:02:42,009 --> 00:02:48,395 실제 공책과 구슬을 거래하는 대신, 물건 그림 카드를 쓰기로 했지요. 35 00:02:48,395 --> 00:02:52,457 아이들은 각자 원하는 그림을 골랐어요. 36 00:02:52,457 --> 00:02:57,416 나래는 구슬 그림, 준은 지우개 그림을 원했어요. 37 00:02:57,416 --> 00:03:02,376 처음에는 자기 그림과 상대 그림을 직접 바꾸었어요. 38 00:03:02,376 --> 00:03:08,259 두 사람이 서로 원하는 그림을 가진 경우에는 금방 바꿀 수 있었어요. 39 00:03:08,259 --> 00:03:13,272 하지만 세 친구의 바람이 엇갈리면 이야기가 길어졌어요. 40 00:03:13,272 --> 00:03:18,109 물물교환의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이 함께 드러났어요. 41 00:03:18,218 --> 00:03:22,733 이번에는 선생님이 종이 교환 표를 나누어 주었어요. 42 00:03:22,733 --> 00:03:28,644 수업 안에서만 그림 카드와 바꿀 수 있다고 모두 약속했어요. 43 00:03:28,644 --> 00:03:36,375 준은 자기 그림을 주고 표를 받은 뒤, 다른 친구에게 그 표를 주고 원하는 그림을 받았어요. 44 00:03:36,375 --> 00:03:41,103 같은 사람과 모든 교환을 끝낼 필요가 줄어들었지요. 45 00:03:41,103 --> 00:03:47,461 선생님은 이것이 돈의 역할 하나를 이해하기 위한 놀이일 뿐이라고 덧붙였어요. 46 00:03:47,461 --> 00:03:51,130 종이 표가 실제 돈이 된 것은 아니에요. 47 00:03:51,130 --> 00:03:55,817 교실 밖 가게에서는 그 표로 물건을 살 수 없어요. 48 00:03:55,922 --> 00:04:00,777 나래는 문구점에서 물건을 사는 모습을 떠올렸어요. 49 00:04:00,777 --> 00:04:05,138 손님이 돈을 내면 가게는 물건을 건네주지요. 50 00:04:05,138 --> 00:04:10,641 가게 주인이 손님의 공책을 꼭 필요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51 00:04:10,641 --> 00:04:14,350 돈이 사이에서 교환을 이어 주기 때문이에요. 52 00:04:14,350 --> 00:04:22,978 선생님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돈을 사용하면 물건을 직접 맞바꾸는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53 00:04:22,978 --> 00:04:28,481 물론 돈만 있으면 어떤 물건이든 살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54 00:04:28,481 --> 00:04:33,929 파는 물건인지, 가격과 조건이 어떤지도 확인해야 했어요. 55 00:04:34,034 --> 00:04:38,916 종이 가게에는 같은 단위로 적은 가격표가 붙었어요. 56 00:04:38,916 --> 00:04:46,511 나래는 물건마다 공책 몇 권, 구슬 몇 개로 값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57 00:04:46,511 --> 00:04:51,729 같은 돈의 단위로 가격을 나타내면 서로 비교하기 쉬웠지요. 58 00:04:51,729 --> 00:04:57,109 그렇다고 가격이 물건의 모든 가치를 말해 주는 것은 아니었어요. 59 00:04:57,109 --> 00:05:03,821 준에게는 할머니가 접어 준 종이 새가 아주 소중했지만 판매할 생각은 없었거든요. 60 00:05:03,821 --> 00:05:09,962 가격을 비교하는 일과 사람의 마음속 소중함을 재는 일은 서로 달랐어요. 61 00:05:10,082 --> 00:05:15,426 집에 돌아온 나래는 엄마에게 교환 표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62 00:05:15,426 --> 00:05:21,921 엄마는 돈을 지금 바로 쓰지 않고 나중을 위해 남겨 둘 수도 있다고 했어요. 63 00:05:21,921 --> 00:05:25,127 나래는 저금통을 떠올렸지요. 64 00:05:25,127 --> 00:05:31,364 다만 남겨 둔 돈으로 나중에도 똑같은 양을 살 수 있다고 보장되지는 않아요. 65 00:05:31,364 --> 00:05:35,277 물건의 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66 00:05:35,277 --> 00:05:39,638 나래는 앞서 배운 물가 이야기를 기억했어요. 67 00:05:39,638 --> 00:05:45,236 돈의 액수와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양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68 00:05:45,338 --> 00:05:50,505 준은 커다란 수박 그림과 작은 연필 그림을 가져왔어요. 69 00:05:50,505 --> 00:05:55,478 수박 그림 한 장을 여러 물건과 바꾸려면 어떻게 할까요? 70 00:05:55,478 --> 00:06:01,280 실제 물건은 나누기 어렵거나 나누면 쓰임이 달라질 수 있었어요. 71 00:06:01,280 --> 00:06:08,128 엄마는 돈에는 여러 단위가 있어서 다양한 가격을 치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어요. 72 00:06:08,128 --> 00:06:14,690 나래는 공책의 일부를 찢어서 구슬 한 개와 바꾸려던 상상을 하고 웃었어요. 73 00:06:14,690 --> 00:06:22,965 놀이 속 그림을 자르는 것과 실제 물건을 훼손하는 것은 다르니, 실제 물건으로 따라 하지는 않았어요. 74 00:06:23,066 --> 00:06:27,907 준은 집에서도 교환 표를 많이 만들면 좋겠다고 했어요. 75 00:06:27,907 --> 00:06:33,193 엄마는 놀이 표와 실제 돈을 구별해야 한다고 알려주었어요. 76 00:06:33,193 --> 00:06:38,763 종이에 그림을 그린다고 누구나 받아 주는 돈이 되는 것은 아니에요. 77 00:06:38,763 --> 00:06:43,111 나래와 준은 놀이 표를 한 상자에 모아 두었어요. 78 00:06:43,111 --> 00:06:49,239 진짜 지폐와 비슷하게 만들거나 가게에서 쓰는 행동도 하지 않기로 했지요. 79 00:06:49,239 --> 00:06:58,410 오늘 수업은 돈을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함께 받아들이는 교환 수단이 왜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어요. 80 00:06:58,514 --> 00:07:04,089 나래는 준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데도 돈이 필요한지 물었어요. 81 00:07:04,089 --> 00:07:11,385 엄마는 친구의 말을 잘 듣고 함께 놀아 주는 마음을 가격표로 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어요. 82 00:07:11,385 --> 00:07:17,540 집안에서 서로 돕는 일도 언제나 돈을 주고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83 00:07:17,540 --> 00:07:24,551 돈은 많은 교환을 편리하게 해 주지만, 모든 관계를 설명하는 만능 열쇠는 아니었지요. 84 00:07:24,551 --> 00:07:29,524 나래는 준과 웃으며 구슬을 구경했던 시간이 떠올랐어요. 85 00:07:29,524 --> 00:07:34,755 구슬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아도 즐거운 시간은 남아 있었어요. 86 00:07:34,874 --> 00:07:39,145 다음 날, 준이 구슬을 다시 가져왔어요. 87 00:07:39,145 --> 00:07:42,514 나래는 이번에는 먼저 물었어요. 88 00:07:42,514 --> 00:07:47,066 이 구슬은 네가 마음대로 바꾸어도 되는 물건이니? 89 00:07:47,066 --> 00:07:52,501 준은 가족과 함께 쓰는 구슬 주머니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했어요. 90 00:07:52,501 --> 00:07:57,895 나래는 그러면 먼저 가족과 이야기해야겠다고 답했어요. 91 00:07:57,895 --> 00:08:04,308 자기 손에 있다고 모두 자기 마음대로 팔거나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92 00:08:04,308 --> 00:08:10,992 두 아이는 실제 물건의 교환은 학교 규칙과 보호자의 안내도 확인하기로 했어요. 93 00:08:10,992 --> 00:08:14,770 서두르지 않으니 중요한 질문이 보였어요. 94 00:08:14,882 --> 00:08:19,601 준은 함께 있는 동안 구슬을 구경해도 된다고 했어요. 95 00:08:19,601 --> 00:08:26,327 두 아이는 선생님이 허락한 자리에서 구슬을 살펴본 뒤 주머니에 다시 넣었어요. 96 00:08:26,327 --> 00:08:32,875 나래는 꼭 교환하거나 사야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97 00:08:32,875 --> 00:08:38,188 물론 빌리는 일에도 허락과 돌려주는 약속이 필요했지요. 98 00:08:38,188 --> 00:08:44,492 작은 구슬은 입에 넣지 않고 어린 동생의 손이 닿지 않게 보관했어요. 99 00:08:44,492 --> 00:08:51,544 물건을 어떻게 얻을지 생각하는 동안에도 안전과 소유자의 뜻은 먼저 살펴야 했어요. 100 00:08:51,650 --> 00:08:56,029 나래는 돈의 역할을 세 장의 그림으로 그렸어요. 101 00:08:56,029 --> 00:09:04,698 첫 그림에는 물건 사이의 다리, 둘째에는 같은 눈금의 자, 셋째에는 나중에 열 상자가 있었어요. 102 00:09:04,698 --> 00:09:12,877 돈이 교환을 이어 주고, 같은 단위로 가격을 나타내고, 나중을 위해 남겨 둘 수 있다는 뜻이었어요. 103 00:09:12,877 --> 00:09:17,062 준은 상자 옆에 작은 물음표를 그렸어요. 104 00:09:17,062 --> 00:09:22,470 나중에 살 수 있는 양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요. 105 00:09:22,470 --> 00:09:28,013 어려운 이름을 외우기보다 자기 말로 설명하니 기억하기 쉬웠어요. 106 00:09:28,130 --> 00:09:32,808 나래는 바꾸지 못했던 새 공책의 첫 장을 폈어요. 107 00:09:32,808 --> 00:09:38,053 그곳에 파란 구슬과 교환 표, 웃고 있는 준을 그렸어요. 108 00:09:38,053 --> 00:09:42,876 공책을 바꾸지 못한 일이 쓸모없는 실패는 아니었어요. 109 00:09:42,876 --> 00:09:51,463 서로 원하는 것이 맞아야 교환이 이루어지고, 돈이 그 어려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배웠으니까요. 110 00:09:51,463 --> 00:09:55,403 오늘 가족에게 물어볼 질문도 적었어요. 111 00:09:55,403 --> 00:09:59,058 물건을 직접 맞바꾸어 본 적이 있나요? 112 00:09:59,058 --> 00:10:02,564 무엇이 편하고 무엇이 어려웠나요? 113 00:10:02,564 --> 00:10:07,509 나래의 새 공책은 그렇게 첫 번째 이야기로 채워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