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제까지 남은 5,000원 넥서스 어린이 낭독형 만화 CC-01 · 독립 창작 원고 ## 1. 축제 안내장 토요일 아침, 나래는 식탁 위에 축제 안내장을 펼쳤어요. 안내장에는 알록달록한 연과 먹음직스러운 간식 그림이 있었어요. 동네 광장에서 작은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지요. 나래는 어젯밤부터 연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 생각했어요. 바람을 타고 올라가는 고양이도 좋고, 긴 꼬리를 가진 별도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엄마가 물었어요. 나래야, 오늘 가장 해 보고 싶은 일은 뭐니? 나래는 연 그림을 짚었어요. 내가 만든 연을 날려 보고 싶어요. 그리고 간식도 먹고 싶고요. 하고 싶은 일을 말하자 축제가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았어요. 이 이야기에 나오는 돈과 가격은 연습을 위해 정한 가상의 금액이에요. 실제 축제의 가격과는 다를 수 있어요. ## 2. 오늘 쓸 수 있는 돈 엄마와 나래는 오늘 나래가 쓸 수 있는 돈을 확인했어요. 모두 5,000원이었어요. 오늘은 이 돈 안에서 무엇을 할지 골라 보자. 엄마가 말했어요. 나래는 고개를 끄덕이며 노란 가방 안의 돈을 살폈어요. 필요한 점심과 집에 돌아오는 일은 엄마와 이미 준비했어요. 이 돈은 축제에서 나래가 선택해 쓸 돈이었지요. 집마다 용돈을 주는 방법과 금액은 달라요. 나래의 금액을 따라 할 필요는 없어요. 중요한 건 내가 지금 쓸 수 있는 돈을 아는 일이에요. 나래는 작은 수첩 맨 위에 5,000원이라고 적었어요. 엄마는 이렇게 쓸 수 있는 돈과 쓸 곳을 미리 생각하는 계획을 예산이라고 알려 주었어요. 조금 어려운 말이지만, 오늘은 내 돈의 자리를 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 3. 챙겨 가는 물병 나래는 물병을 가방에 넣었어요. 목이 마르면 가져간 물을 마실 수 있겠지요. 수첩과 집에서 쓰던 연필도 챙겼어요. 엄마는 광장에서 준이네 가족과 만나기로 했어요. 나래는 안내장을 다시 들여다보았어요. 연 만들기 체험은 2,000원, 먹고 싶은 간식도 2,000원이었어요. 둘을 더하면 4,000원이었지요. 오늘 쓸 수 있는 5,000원 안에 들어갔어요. 그러면 1,000원은 남겠네. 나래가 말했어요. 남은 돈은 꼭 다 쓰지 않아도 된단다. 엄마가 대답했어요. 나래는 수첩에 연과 간식의 작은 그림을 그렸어요. 아직 돈을 쓴 것은 아니에요. 앞으로 어디에 쓸지 미리 생각해 본 것이지요. 처음 세운 계획은 가방 속 수첩에 조용히 들어갔어요. ## 4. 준과 만나다 집 앞에서 준이 손을 흔들었어요. 준은 동그란 안경을 쓰고 파란 가방을 메고 있었어요. 너는 축제에서 뭘 할 거야? 나래가 물었어요. 나는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골라 보려고. 준이 대답했어요. 두 아이는 어른들과 함께 광장 쪽으로 걸었어요. 골목 끝에는 작은 문구점이 있었어요. 창문 안쪽에서 별 모양이 반짝였어요. 나래가 걸음을 늦추었어요. 잠깐 구경해도 돼요? 엄마는 같이 들어가 보자고 했어요. 준은 나래의 수첩을 보고 물었어요. 축제에서 할 일은 적어 왔어? 응, 연 만들기랑 간식! 나래가 씩 웃었어요. 그때까지는 문구점에서 돈을 쓸 생각이 없었어요. 새로운 물건을 만나면 계획에도 새로운 질문이 생긴다는 걸, 아직은 몰랐지요. ## 5. 별 무늬 문구 세트 문구점 선반에는 별 무늬가 있는 작은 문구 세트가 놓여 있었어요. 연필과 지우개가 함께 들어 있는 물건이었어요. 나래는 포장 위의 별을 한참 보았어요. 집에 있는 연필도 잘 써지고 있었지만, 이 연필로 그림을 그리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았어요. 나래가 가게 주인에게 물었어요. 이 세트는 얼마예요? 주인이 가격을 알려 주었어요. 2,000원이야. 나래는 가방을 꼭 잡았어요. 5,000원을 가져왔으니까 살 수 있었어요. 하지만 살 수 있다는 것과 오늘 하려던 일을 모두 할 수 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었어요. 그 질문은 아직 나래의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준은 옆에서 다른 색 연필을 구경했어요. 누구도 나래에게 사라고 재촉하지 않았어요. ## 6. 마음에 드는 이유 나래는 별 무늬 연필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내가 그릴 연에도 별을 넣으면 예쁘겠다. 엄마가 물었어요. 이 물건은 어떤 점이 마음에 드니? 별 그림이 좋아요. 내 수첩에 그림을 그릴 때 쓰고 싶어요. 나래가 대답했어요. 갖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좋아하는 물건을 고르는 즐거움도 있지요. 다만 돈을 쓰면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어요. 엄마는 오늘 준비한 돈 안에서 생각해 보라고 했어요. 나래는 지갑을 한 번 보고, 다시 별 무늬를 보았어요. 축제에서 필요한 돈을 다시 더해 보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계획에 없던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아주 갖고 싶어졌어요. 나래는 잠깐 망설이다가 계산대로 걸어갔어요. ## 7. 계산대 앞에서 이걸 살게요. 나래는 주인에게 문구 세트를 건넸어요. 값을 확인하고 2,000원을 냈어요. 주인은 물건과 영수증을 건네주었어요. 나래는 영수증을 수첩 사이에 넣었어요. 작은 기록이 나중에 돈을 어디에 썼는지 알려 줄 수 있으니까요. 문구점 문을 나설 때 나래는 무척 기뻤어요. 별 무늬 연필로 내 이름부터 써야지. 준도 웃으며 예쁘다고 말했어요. 이 장면에서 나래가 나쁜 아이가 된 건 아니에요. 계획에 없던 선택을 했고, 이제 그 선택으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할 차례예요. 누구나 처음에는 빠뜨리는 일이 있을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모른 척하지 않고 살펴보는 일이에요. 나래의 가방 속에는 새 문구 세트와 남은 돈이 함께 들어 있었어요. ## 8. 가벼워진 지갑 광장으로 가는 길에 준이 물었어요. 이제 얼마 남았어? 나래는 걸음을 멈추고 엄마와 함께 돈을 확인했어요. 처음에는 5,000원이 있었어요. 문구 세트에 2,000원을 썼어요. 남은 돈은 3,000원이었어요. 나래는 수첩에 쓴 돈과 남은 돈을 적었어요. 그런데 이상했어요. 3,000원도 적지 않아 보였는데, 연과 간식을 떠올리자 마음이 조금 바빠졌어요. 나래는 축제 안내장을 꺼냈어요. 연 만들기는 2,000원, 간식도 2,000원. 아직 둘 다 하고 싶었어요. 준이 말했어요. 광장에 가서 가격을 다시 확인해 보자. 나래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돈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지만, 하루의 즐거움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어요. 새로운 계획을 세울 시간이 남아 있었지요. ## 9. 광장의 가격표 광장 입구에는 색색의 깃발이 걸려 있었어요. 연 만들기 부스에는 종이와 나무 막대가 가지런히 놓였어요.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간식을 팔고 있었어요. 나래는 안내하시는 분에게 체험비를 물었어요. 연을 만드는 데 2,000원이 맞나요? 맞아요. 재료를 받아 여기서 만들 수 있어요. 나래는 간식 가격도 확인했어요. 먹고 싶던 간식은 역시 2,000원이었어요. 안내장에 적힌 금액과 같았지요. 나래는 둘 사이에 서서 고개를 번갈아 돌렸어요. 연도 하고 싶고, 간식도 먹고 싶었어요. 아침에는 둘 다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지갑 속 금액이 달라졌어요. 가격만 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어요. 지금 남은 돈과 함께 보아야 했지요. ## 10. 두 가지를 더하면 나래와 준은 엄마가 보이는 벤치에 앉았어요. 나래는 수첩을 펼쳐 연 그림 아래에 2,000원, 간식 그림 아래에도 2,000원이라고 적었어요. 둘 다 고르면 모두 4,000원이 필요했어요. 지금 나래에게 남은 돈은 3,000원이었어요. 필요한 돈이 가진 돈보다 1,000원 많았지요. 아, 문구 세트를 살 때 이걸 같이 생각했어야 했구나. 나래가 작게 말했어요. 준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문구 세트만 보면 살 수 있었는데, 다른 계획까지 더하니까 달라지네. 나래는 숫자에 선을 그어 보았어요. 돈이 어디론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어요. 문구점에서 물건을 고른 만큼,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일이 달라진 거예요. 나래는 그제야 오늘 쓴 돈과 앞으로 쓸 돈을 한쪽에 놓고 보았어요. ## 11. 속상한 마음 나래는 입술을 조금 내밀었어요. 둘 다 하고 싶었는데. 아침에는 쉬워 보였던 일이 갑자기 어려워졌어요. 준이 말했어요. 그럼 아무것도 안 하고 돈을 남기면 되지 않을까? 나래는 고개를 저었어요. 나는 연을 만들어 보려고 왔는걸. 엄마는 두 아이 옆에 앉았어요. 돈을 남기는 것도 선택이지만, 준비한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해 보는 것도 선택이란다. 나래는 엄마를 보았어요. 문구 세트를 산 건 잘못한 거예요? 엄마는 바로 점수를 매기지 않았어요. 마음에 드는 걸 샀구나. 다만 원래 계획과 함께 계산하는 걸 빠뜨렸네. 이제 남은 돈으로 다시 생각해 보자. 나래의 어깨가 조금 펴졌어요. 속상한 마음을 말하고 나니, 다음 일을 생각할 자리가 생겼어요. ## 12. 다른 선택 찾기 준은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축제에서 돈을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도 있을까? 광장 한쪽에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작은 공연이 있었어요. 나래는 그것도 보고 싶어졌어요. 엄마가 말했어요. 오늘 가진 돈 안에서 가능한 조합을 찾아보면 어떨까? 나래는 수첩의 새 쪽을 펼쳤어요. 이미 쓴 2,000원을 지워서 다시 가진 돈처럼 셀 수는 없었어요. 지금 출발할 금액은 3,000원이었지요. 엄마는 나래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옆에서 기다려 주었어요. 나래도 오늘 남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싶었어요. 나래는 연 그림 옆에 동그라미를 그렸다가 잠깐 멈추었어요.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자기 마음에 한 번 더 물어보기로 했어요. ## 13. 계획 가와 계획 나 나래는 가능한 계획을 나란히 적었어요. 먼저 연 만들기에 2,000원을 쓰고, 가져온 물을 마시며 공연을 보는 계획이었어요. 그러면 1,000원이 남아요. 다른 계획은 간식에 2,000원을 쓰고, 연 만들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이었어요. 이때도 1,000원이 남아요. 둘 다 지금 가진 3,000원 안에서 할 수 있었어요. 돈을 남기는 금액은 같지만, 보내는 시간은 달라지겠지요. 준은 간식 그림을 보고 웃었어요. 나는 오늘이라면 간식을 고를 수도 있을 것 같아. 나래는 연 그림을 보았어요. 나는 내가 만든 연이 날아가는 걸 보고 싶어. 같은 돈을 가지고도 서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 14. 나래가 고른 것 나래는 아침부터 상상한 긴 꼬리의 별을 떠올렸어요. 연이 바람을 타면 별도 흔들릴 것 같았어요. 오늘은 연을 만들래. 간식은 다음에 생각할게. 나래가 말했어요. 준은 나래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였어요. 간식을 고르는 친구가 틀린 것은 아니에요. 나래는 오늘 자기에게 더 중요한 일을 고른 거예요. 나래는 간식 그림 옆에 작은 화살표를 그렸어요. 지금 하지 않는다고 해서 영원히 못 하는 것은 아니었지요. 엄마가 물었어요. 왜 연을 골랐는지 말해 줄 수 있니? 나래가 대답했어요. 직접 만들고 날려 보는 일이 제일 기대됐어요. 남은 돈으로 할 수도 있고요. 숫자와 마음을 함께 살펴보니, 선택한 이유를 말하기가 쉬워졌어요. ## 15. 선택 직전의 확인 나래는 체험 부스에 도착해서 한 번 더 확인했어요. 지금 있는 돈은 3,000원. 연 만들기에 쓸 돈은 2,000원. 체험비를 내고 나면 1,000원이 남아요. 나래는 손가락으로 수첩의 숫자를 짚었어요. 이번에는 물건의 값만 보지 않았어요. 쓰고 난 뒤의 돈까지 생각했지요. 준이 물었어요. 남는 1,000원은 또 쓸 거야? 아직은 안 정했어. 오늘은 그대로 가져가려고. 나래가 대답했어요. 남은 돈에 당장 새 물건의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었어요. 나중에 무엇을 할지 생각할 시간을 남겨 둘 수도 있어요. 나래는 수첩을 덮었어요. 조금 전보다 걸음이 가벼워졌어요. 마음속에서 서로 잡아당기던 연과 간식의 자리가 정해졌기 때문이에요. ## 16. 계획을 바꾼다는 것 준은 나래 옆에 서서 말했어요. 계획을 바꾸면 처음 계획은 실패한 거야? 나래는 잠깐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다시 볼 수 있게 도와준 것 같은데. 엄마가 웃었어요. 계획은 한 번 쓰고 절대 바꾸면 안 되는 규칙은 아니야. 상황이 달라지면 지금 가진 돈을 확인하고 고칠 수 있지. 다만 바뀐 계획도 가진 돈 안에 들어오는지 봐야 한단다. 준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나래도 처음에는 아쉬웠어요. 그래도 무엇을 고를지 스스로 정하고 나니, 연을 만들 시간이 기다려졌어요. 세 사람은 체험을 안내하는 분께 다가갔어요. 바람이 광장 깃발을 살짝 흔들었어요. 나래는 새 연필이 든 가방을 만졌어요. 오늘 고른 물건도, 지금 고른 체험도 잘 써 보고 싶었어요. ## 17. 연 만들기 시작 체험 부스에서 나래는 안내하시는 분과 금액을 확인하고 2,000원을 냈어요. 재료를 받은 뒤 수첩에 쓴 돈을 적었어요. 지갑에는 계산한 대로 1,000원이 남았어요. 이제 흰 종이 위에 무엇을 그릴지 정할 차례였어요. 나래는 새로 산 별 무늬 연필을 꺼냈어요. 연 한가운데 커다란 별을 그리고, 주변에는 작은 구름을 그렸어요. 선이 조금 삐뚤어져도 괜찮았어요.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그리면 되었지요. 준은 옆에서 구경하며 말했어요. 별 꼬리가 정말 길다. 나래가 웃었어요. 바람이 불면 춤추게 만들 거야. 돈을 쓰는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고른 물건을 쓰고, 고른 경험을 즐기는 시간도 이어졌어요. ## 18. 바람을 기다리는 연 나래는 안내하시는 분의 도움을 받아 연을 완성했어요. 긴 꼬리가 달린 별 연이었어요. 정해진 안전한 자리에서 엄마와 함께 날려 보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연이 곧바로 내려앉았어요. 나래는 조금 실망했지만, 줄을 정리하고 다시 바람을 기다렸어요. 잠시 뒤 연이 천천히 떠올랐어요. 됐다! 나래가 웃었어요. 준도 하늘을 올려다보았어요. 간식은 오늘 고르지 않았지만, 나래가 기대했던 일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연을 고르는 것이 언제나 가장 좋은 답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오늘 나래에게 중요한 일이었고, 가진 돈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나래는 줄을 잡은 손에 힘을 조금 풀었어요. 하늘의 별이 살랑살랑 흔들렸어요. ## 19. 공연을 보는 시간 연을 내려놓은 뒤 두 아이는 어른들과 함께 작은 공연을 보았어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손뼉을 따라 쳐 달라고 했어요. 나래와 준도 박자에 맞춰 손뼉을 쳤어요. 이 공연은 돈을 내지 않고 볼 수 있는 행사였어요. 모든 축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오늘 이 광장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지요. 나래는 가져온 물병에서 물을 마셨어요. 간식 가게가 눈에 들어와 잠깐 아쉽기도 했어요. 선택하고 나서 아쉬운 마음이 조금 남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아까 왜 연을 골랐는지 기억할 수 있었어요. 나래는 완성한 연을 다시 보았어요. 오늘 하루가 부족한 돈 이야기로만 남지는 않을 것 같았어요. 친구와 함께 웃은 장면도 많이 생겼으니까요. ## 20. 돌아오는 길 축제가 끝나고 나래는 연을 조심히 들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준은 골목에서 손을 흔들었어요. 다음에 또 같이 놀자. 나래도 손을 흔들었어요. 집에 도착해 가방을 내려놓자, 문구점 영수증과 수첩이 보였어요. 엄마가 물었어요. 오늘은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니? 나래는 연이 처음 떠오르던 순간을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벤치에서 돈을 다시 계산했던 일도 말했어요. 그때는 조금 속상했는데, 다시 고르니까 괜찮아졌어요. 엄마는 나래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어요. 나래는 남은 1,000원을 확인했어요. 돈을 남겼다는 사실만으로 하루를 평가하지는 않았어요. 무엇을 골랐고, 그 선택이 어땠는지도 함께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 21. 오늘의 기록 나래는 식탁에 수첩을 펼쳤어요. 처음 가진 돈은 5,000원. 문구 세트에 2,000원. 연 만들기에 2,000원. 오늘 쓴 돈은 모두 4,000원이었어요. 남은 돈 1,000원을 더하면 처음의 5,000원이 되었어요. 나래는 계산이 맞는지 엄마와 함께 확인했어요. 기록을 해 두니 돈이 어디에 갔는지 설명할 수 있었어요. 처음 계획했던 간식 대신 문구 세트를 고른 셈이네. 나래가 말했어요. 그러고 보니 오늘의 선택이 더 또렷해졌어요. 다음에는 문구점에서 살 때, 축제에서 쓸 돈도 같이 더해 볼래요. 나래는 수첩 아래에 작은 별을 그렸어요. 실수한 부분만 크게 표시하지 않았어요. 다음에 해 볼 행동을 적어 두었지요. ## 22. 준에게 들려줄 이야기 나래는 다음에 준을 만나면 말해 주고 싶었어요. 돈을 하나도 안 쓰는 것만 좋은 계획은 아니더라. 준도 나래와 이야기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필요한 돈을 준비하고, 좋아하는 일을 골라 경험하는 것도 돈을 다루는 방법이었어요. 물론 오늘 돈을 쓰지 않기로 정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어요. 그 선택에도 그 친구의 이유가 있을 거예요. 나래는 수첩 옆에 연을 세워 두었어요. 별 무늬 연필은 필통에 넣었어요. 산 물건을 잘 쓰고 아끼는 것도 오늘 선택을 이어 가는 일이었어요. 친구의 지갑에 얼마가 있는지는 비교하지 않기로 했어요. 집마다 형편도 약속도 다르니까요. 대신 서로 어떤 일을 하고 싶었는지, 어떤 이유로 골랐는지 물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23. 새로운 날의 연습 며칠 뒤, 나래는 도서관 작은 행사에 갈 준비를 했어요. 이번 연습에서는 쓸 수 있는 돈이 4,000원이라고 해 볼게요. 하고 싶은 만들기는 3,000원, 마음에 드는 책갈피는 2,000원이었어요. 둘을 모두 고르면 5,000원이 필요해요. 가진 4,000원보다 많지요. 나래는 물건을 집기 전에 잠깐 멈추었어요. 먼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고른 뒤 얼마가 남는지 생각했어요. 만들기만 고르면 1,000원이 남고, 책갈피만 고르면 2,000원이 남아요. 어느 쪽을 고를지는 이유를 생각하며 정할 수 있어요. 숫자가 바뀌어도 확인하는 순서는 같았어요. 지금 가진 돈, 고르려는 것의 값, 고른 뒤 남을 돈. 나래는 그 순서를 손가락으로 차례차례 짚어 보았어요. ## 24. 다음 선택의 시작 오늘 이야기를 잠깐 떠올려 볼까요? 나래는 5,000원을 가지고 나갔어요. 문구 세트를 산 뒤에는 3,000원이 남았고, 연과 간식을 모두 고르기에는 돈이 부족했어요. 나래는 연을 만들기로 계획을 바꾸고, 1,000원을 남겨 돌아왔어요. 다음에 돈을 쓸 때는 먼저 지금 쓸 수 있는 돈을 확인해 보세요. 사고 싶은 것만 보지 말고, 뒤에 하려던 일도 함께 생각해 보세요.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면 믿을 만한 어른과 이야기하며 다시 골라도 괜찮아요. 보호자와 종이에 가상의 돈을 적고, 쓸 곳을 나눠 보는 연습부터 해도 좋아요. 실제 용돈이나 가족의 형편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필요는 없어요. 나래는 수첩을 덮고 창가의 별 연을 보았어요. 다음 선택은 오늘보다 조금 더 천천히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